“AI, 저자 불가”…의학계 가이드라인 ‘정립’
유진홍 대한의학회지 편집장, 인공지능 시대 ‘출판 윤리 논문’ 공개
2026.08.14 12:40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대형 언어 모델과 생성형 인공지능(AI) 발달로 학술 출판 생태계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한 가운데 논문 작성과 동료 심사 과정에서의 AI 활용 윤리기준이 새롭게 마련됐다.  


대한의학회지(JKMS) 유진홍 편집장(부천성모병원 감염내과)은 최근 ‘AI 보조 과학 글쓰기 및 동료 심사에서의 윤리에 대한 포괄적 고찰’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기존 연구 윤리가 위조나 변조, 표절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투명성과 책임성, 기밀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KAMJE)와의 워크숍을 거쳐 도출됐다. 


먼저 저자권과 관련해 AI는 결코 저자가 될 수 없으며, 학문적 무결성에 대한 최종 책임은 전적으로 인간 저자에게 있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AI가 가진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나 알고리즘 편향, 저작권 침해 위험 등을 고려할 때 저자의 수작업 검증은 필수적이다.  


논문 작성 시 AI를 활용할 경우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과학기술의학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AI 보조 작업을 9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AI 기여도에 따른 계층적 프레임워크를 적용해야 한다. 


또 연구 독창성에 영향을 미치는 가설 설정이나 핵심 내용 작성, 데이터 분석 등에 AI를 썼다면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반면 단순한 문법 교정 등 언어적 지원은 선택적 공개가 가능하며, 오탈자 수정이나 참고문헌 양식 정리 등 단순 기술적 작업은 공개 의무에서 면제된다.  


동료 심사 과정에서의 AI 활용 기준도 명확히 했다.


심사 효율성을 높이는 AI의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심사자가 미출판 논문을 외부 서버 기반의 생성형 AI에 업로드하는 것은 엄격한 기밀 유지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데이터 유출을 막기 위해 AI 적용은 폐쇄된 보안 시스템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알고리즘이 사용자에게 지나치게 우호적인 답변을 내놓는 아부성 경향이나 프롬프트 인젝션 공격 등 새로운 위험 요소도 존재하므로 심사 시 인간 전문가의 최종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기술적 한계로는 심사자의 AI 활용 여부를 완벽히 적발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금지나 적발보다는 투명성을 우선시하는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의학회지는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저자의 투명한 정보 공개 의무, 심사자의 기밀 유지, 편집자의 윤리적 감독을 통합하는 규정 개정 로드맵을 확립할 예정이다. 


유진홍 편집장은 “의사들이 AI를 활용해 연구 작업 흐름을 최적화하고 단순 기술적 오류를 위임함으로써 연구의 진정한 임상적 의의와 사회적 파급력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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