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질환 분류체계의 구조적 한계로 고사 위기에 처한 정형외과가 ‘중증’ 범주를 전면 재설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척추‧관절 질환의 획일적 분류체계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이나 전문병원 모두 정상적인 정형외과 진료 및 수술을 지속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한전문병원협회 최유왕 이사는 13일 열린 ‘고령 관절‧척추질환의 중증도 평가와 필수수술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중증질환 재분류 필요성을 주장했다.
최 이사에 따르면 현행 상급종합병원 중증도 평가는 특정 질환 말기 단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고령환자에게 흔히 동반되는 중증도 내과 질환은 중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때문에 대학병원에서는 수술할수록 적자인 정형외과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했고,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이후로는 중증비율에서 불리한 정형외과 입지가 더 좁아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병원에는 정형외과 의료진 이탈이 가속화됐고, 급기야 골절환자도 ‘응급실 뺑뺑이’를 겪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척추‧관절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전문병원들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정형외과 수가 원가보전율은 72%에 불과하다. 안과(103%), 응급의학과(100%), 심장혈관흉부외과(93%) 등과 비교하면 30% 정도 차이가 난다.
특히 동일한 척추‧관절 분야를 진료하는 신경외과 원가보전율은 84%로, 정형외과보다 12%나 높게 책정돼 있어 형평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척추‧관절, 의학적으로는 중증인데 제도적으로는 경증일 수 밖에 없는 괴리감 해소”
최유왕 이사는 “현 분류체계는 척추‧관절의 세부적 난이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정형외과 영역 전체가 경증질환만 다루는 진료과로 저평가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학적으로는 중증인데 제도적으로는 경증일 수 밖에 없는 괴리감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척추‧관절 질환 중증 범위 재설정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중증환자 인정기준 변화를 촉구했다. 70세 이상이면서 정형외과 주요 수술을 받는 환자 중 동반질환 2개 이상이 있는 경우 중증환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동반질환으로는 △심부전(EF 40~45) △NYHAⅡ 이상 △CKD 3단계 이상 △COPD 골드2 이상 △간경화 Child-pugh A 이상 △항응고/항혈소판 치료 지속 필요 등이 제시됐다.
최 이사는 “해당 환자군은 수술 시 중환자실 전실, 수혈, 합병증 위험이 높아 중증환자 진료로 분류되는 게 마땅하다”고 설파했다.
고난도‧고위험 척추‧관절 수술의 중증수술 편입도 제안했다.
장시간 수술과 대량 출혈, 합병증 위험이 높은 △인공관절 재치환술 △고관절‧슬관절 재수술 △고령환자 재수술 등은 중증으로 분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척추‧관절수술 수요 급증, 고령환자 대상 수술은 필수의료로 인정”
그는 “해당 수술들은 기존 외과 중증수술과 동등한 수준의 위험도와 자원 소모를 갖고 있는 만큼 중증수술로 편입시키는 게 타당하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최유왕 이사는 고령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고위험 척추‧관절 수술의 ‘필수의료’ 편입 필요성도 강조했다.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70세 이상 △중증 통증 △ADL 장애 △낙상 고위험 △중증도 이상 내과 동반 질환 등에 해당하는 경우 ‘필수의료’로 인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고령환자 사망률과 직결된 고관절 골절수술 및 척추수술 역시 단계적으로 필수의료에 편입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전이 마련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그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척추‧관절수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고령환자 대상 수술은 필수의료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난이도는 물론 치료 지연 시 영구적 장애와 사회적 의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필수의료 편입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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