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간 수련병원이 정한 임금을 받아 온 전공의들이 사상 최초로 병원을 상대로 임금 관련 단체협약을 이끌어냈다. 첫 사례는 백중앙의료원이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은 지난달 31일 일산백병원에서 백중앙의료원과 2026년 임금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9월 1일 “혹사의 정당화는 끝났다”며 깃발을 올린 전공의노조 활동 1년 만의 성과다.
전공의노조는 지난 3월 백병원 측의 일방적 임금체계 변경과 근로계약서 작성 강요에 문제를 제기하며 최초로 전공의 단체교섭을 요구했고 5개월 만에 단체협약 체결에 성공했다.
체결식에는 전공의노조 유청준 1기 위원장, 박수민 일산백병원 지부장, 허민수 일산백병원 전 지부장, 전훈종 상계백병원 지부장, 이하 실무자들이 참석했다. 백중앙의료원 서진수 의료원장, 양재욱 부산백병원 원장, 최원주 일산백병원 원장 등도 자리했다.
전공의노조는 3월 25일 백병원에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5월 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8차례의 본교섭을 진행했다. 8월 5일에는 임금협상을 위해 유청준 위원장이 직접 서진수 의료원장을 찾아가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임금협약은 치열한 협상 끝에 나온 결과라는 설명이다. 임금협약은 총 9개 조로 구성됐다. 보전수당 신설, 야간당직수당 신설, 근속수당 신설, 면책합의금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보전수당을 통해 임금체계를 변경해도 전공의들이 기존에 받던 임금보다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했다.
또 전체적인 임금 인상을 위해 사측이 변경한 임금체계에서 근속수당과 야간당직수당을 신설했다.
아울러 과거 통상임금 미산정으로 인한 미지급 임금과 계약서 작성 강요 등으로 벌어진 법적 귀책 사유에 대해 합의금을 받아냈다.
이밖에 명칭이 부적절하고 기준도 불분명한 성과급에 대해 전공의노조 의견을 반영, 변경키로 양측은 합의했다.
노조는 지난달 28일까지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고, 29일부터 30일까지 양일간 조합원 투표를 실시해 80.06% 투표율과 93.49% 찬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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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근로조건 일방 결정하는 수련병원 전국에 상당히 많다”
전공의노조 유청준 1기 위원장은 이번 백병원 단체교섭과 관련해 “병원 측이 일방적으로 임금체계를 변경하고, 근로계약서 작성이나 변경을 강요할 때, 전공의들이 부당한 처우에 노동조합을 통해 대응하기로 결정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실제 백병원 전공의들이 노동조합에 대대적으로 가입하면서 노조가 대표성을 가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공의들의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수련병원이 전국에 상당히 많이 확인된다”면서 “모든 전공의가 노조에 가입해 부당한 임금이나 처우에 대해 집단적 노사관계를 통해 당당하게 대응해나가길 바란다”고 전공의들을 독려했다.
전공의노조는 백중앙의료원과 임금 외 단체협약에 대해서도 교섭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전공의노조는 백중앙의료원 외에도 지난 6월 한림대의료원, 중앙대의료원과 단체교섭을 시작한 바 있다.
한림대의료원에 대해 노조는 올해 3월 입사한 전공의에 대한 임금체계 변경을 문제 삼고, 임금삭감을 우려한 의료원 산하 4개 성심병원 전공의들이 반발해 단체교섭을 시도했다.
중앙대의료원은 업무분장, 대체인력 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해결이 주요 교섭 의제다. 노조는 수련 목적에 맞는 업무 배정, 수련과 무관한 업무로 교육과 수련 기회 침범 방지, 전공의라는 이유로 타 직역과의 차별 금지 등을 요구 중이다.
한편, 전공의노조가 단체협약이라는 굵직한 성과를 거두면서 제29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집행부와의 시너지도 주목된다.
오늘(1일) 취임한 제29기 대전협 이의주 회장은 대표 공약으로 전공의 산별교섭 실현을 통한 임금 인상을 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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