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방치하면 치매·낙상 위험, 보청기 급여화 시급”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대국민 귀 건강 포럼…“경도 난청부터 조기 개입 필요”
2026.09.09 06:01 댓글쓰기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난청과 어지럼증 등 귀 질환이 단순한 노화 현상을 넘어 치매와 낙상 등 중증 복합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국가건강검진 내 청력검사 고도화와 보청기 건강보험 급여 확대 등 국가 차원 전주기적인 청각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이비인후과 전문가들 목소리가 한데 모였다.  


대한이과학회는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60년의 발자취, 100세 시대의 귀 건강’을 주제로 제60회 귀의 날 맞이 대국민 귀 건강 포럼을 열고 난청과 어지럼증의 위험성 및 최신 치료 전략을 집중 조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난청과 치매 사이 연관성을 입증하는 역학·임상 데이터가 대거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는 “란셋(Lancet) 치매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난청은 교정 가능한 14개 치매 위험 요인 중 고LDL콜레스테롤과 함께 가장 큰 인구기여분율(각 7%)을 차지한다”며 “국내 건보공단 노인코호트 분석에서도 난청군 치매 위험비는 1.25배 높았고, 보청기 착용 청각장애인은 미착용자 대비 치매 발생 위험이 25% 낮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 교수는 “세계 최초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ACHIEVE) 결과, 인지 저하 고위험군에서 3년간 보청기 중재를 시행했을 때 인지 저하 속도가 48% 완화되는 결과가 입증됐다”며 “난청은 방치할수록 뇌 인지 부하를 가중시키고 사회적 고립을 초래해 치매를 앞당기므로 조기 진단과 적극적 개입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이과학회 총무이사)는 보청기 착용의 적기를 ‘경도 난청(26~40dB)’으로 규정했다. 


문 교수는 “치매 위험비는 정상 청력 대비 경도 난청에서 1.89배, 중등도에서 3.00배, 고도에서 4.94배로 단계적 상승한다”며 “청각 미자극 기간이 길어지면 소리를 키워도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비가역적 ‘청각 박탈’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환자들은 난청 증상을 인지하고도 보청기를 착용하기까지 평균 9년이 걸린다”면서 “한국의 보청기 착용률은 12.6%로 유럽 주요국 평균 4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보청기를 안경처럼 자연스럽게 착용하는 사회적 인식 전환과 신속한 개입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형식적 청력검사 탈피·원격 디지털 치료 병행 등 관리체계 고도화 제언포럼에서는 현행 국가건강검진의 한계와 향후 나아갈 디지털 청각 관리 방향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이동희 교수는 “현재 영유아와 학생, 노년층 국가검진의 청력 검사는 귓속말 검사나 40dB 기준 순음청력검사 등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어 조기 진단에 공백이 크다”며 “영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생애 전주기에 걸쳐 검진 체계를 고도화하고 조기 개입 후 추적 실패(LOF)를 줄이는 통합 관리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이현진 교수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청각 재활 패러다임 변화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소음 속 말소리 변별을 돕는 딥러닝 AI 보청기는 청취 피로도를 낮추고 뇌 활성 부담을 덜어준다”며 “모바일 기반 청각훈련(CMAT)과 원격 피팅의 임상적 유효성이 입증되고 있는 만큼 향후 급여화 모델 마련과 디지털 취약계층 접근성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도 고령화에 따른 정책적 지원 확대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도현 보험급여과 사무관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난청은 단순한 시혜적 복지를 넘어 국민 삶의 질을 보장하는 기본권 영역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건강보험 재정 한계와 정책적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현행 진단과 치료 중심 체계에서 사전 예방과 사후 재활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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