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후성 심근증 심방세동 위험, 좌심방 4단계로 예측”
서울대병원 임재현·김형관 교수팀 “병기 한단계 상승 때 발생 위험 1.83배 증가”
2026.09.28 10:51 댓글쓰기




(왼쪽부터)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임재현·김형관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황인창 교수, 삼성서울병원 이상철 교수.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좌심방 상태를 4단계로 구분, 심방세동과 뇌졸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병기 체계가 제시돼 관심을 모은다.


특히 좌심방 병기가 높아질수록 신규 심방세동과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임재현·김형관 교수팀은 분당서울대병원 황인창 교수, 삼성서울병원 이상철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2007년부터 2024년까지 비후성 심근증 환자 705명을 약 7.5년간 추적 관찰해 좌심방 압력과 수축 기능에 따른 4단계 병기 체계를 제시하고 신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고 잘 이완되지 못하는 질환이다. 이완기능 장애가 진행하면 좌심방 압력이 높아지고 좌심방이 늘어나거나 섬유화되면서 심방세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방세동은 비후성 심근증에서 흔한 지속성 부정맥으로 뇌졸중과 사망 위험을 높인다. 이번 연구에서도 추적 기간 동안 환자의 14.3%(101명)에서 심방세동이 새로 발생했다.


현재 진료지침은 고위험 환자에게 매년 또는 2년마다 심전도와 홀터 검사로 심방세동을 감시토록 권고하지만, 고위험군을 구분할 근거는 부족했다. 기존 지표인 좌심방 크기도 장기간 압력 부하가 누적된 결과를 보여주는 지표여서 좌심방 기능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좌심방 병기가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신규 심방세동 발생 위험 ‘1.83배 증가’


이에 연구팀은 심장 초음파로 측정한 좌심방 수축 기능(변형률)과 좌심방 압력을 함께 분석해 좌심방 상태를 단계별로 분류했다.


병기는 ▲1기(정상), 좌심방 압력과 수축 기능이 모두 정상인 단계 ▲2기(과보상), 높아지는 압력에 맞서 수축 기능이 강화되는 단계 ▲3기(기능 저하), 압력은 높지만 수축 강화가 사라지고 좌심방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단계 ▲4기(탈진), 압력은 높고 수축 기능이 정상 하한 아래로 떨어진 단계로 나눴다.


전체 환자 18.6% 1기, 40.6% 2기, 25.7% 3기, 10.9%가 4기에 해당했다. 좌심방 병기가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신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은 1.83배 증가했다.


10년 누적 신규 심방세동 발생률은 1기 4.8%, 2기 16.7%, 3기 23.9%, 4기 49.1%로 병기가 높아질수록 크게 늘었다. 이 병기를 기존 심방세동 위험 예측모델(CHARGE-AF, HCM-AF)에 추가하자 향후 10년간 심방세동 발생 위험 예측 성능도 유의하게 향상됐다.


분당서울대병원 환자 425명을 대상으로 한 외부 검증에서도 좌심방 병기가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신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1.82배 증가해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뇌졸중 위험도 병기에 따라 높아졌다. 비후성 심근증 환자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좌심방 병기가 한 단계 증가할 때마다 1.81배 늘었으며, 3~4기 환자의 연간 뇌졸중 발생률은 약 1%였다.


첫 심초음파 검사 후 4~6년 뒤 추적 검사가 가능했던 환자 217명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대부분 현재 병기를 유지하거나 더 높은 병기로 진행했다. 39.6%는 같은 병기를 유지했고, 43.8%는 병기가 진행하거나 심방세동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병기별 심방세동 위험 차이를 토대로 저위험 환자는 감시 강도를 낮추고 고위험 환자는 보다 촘촘히 모니터링하는 맞춤형 감시 전략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재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좌심방이 높아진 압력에 적응하다가 결국 한계에 이르는 과정을 4단계로 보여준 것”이라며 “각 단계에서 질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치료 시점을 찾고, 고위험 환자의 심방세동과 뇌졸중을 조기에 예방하는 치료 전략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 ‘JACC(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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