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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인공지능(AI) 사용량보다 임상적인 성과와 의료기관 운영 기반을 중심으로 보상하는 ‘기관 단위 수가’ 구상이 제시됐다.
학계에서는 검증 비용을 환자에게 전가하지 않으면서 효과가 입증된 기술에 충분히 보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정환 보건복지부 데이터진흥과장은 지난 23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 2026 정기학술대회 ‘대한민국 의료AX 미래포럼’에서 의료AI 보상 체계 개편 방향을 설명했다.
박 과장은 “의료 인공지능 사용량에 비례한 수가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의료적 성과 개선과 함께 AI를 적절히 도입·운영할 수 있는 요건을 평가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다만 수가 관련 사항은 “확정 이후 발표하는 것이 관례다. 구체적인 설명에는 한계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평가 핵심은 의료적 성과가 얼마나 개선됐는지와 AI가 성능을 유지하며 작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입·운영 요건을 갖췄는지다.
박 과장은 대표적인 요건으로 보안·표준화·거버넌스를 꼽았다.
특히 그는 “사실 보안과 표준화는 돈을 들이면 해결되지만 거버넌스는 돈을 드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말로 병원 경영진의 각고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평가에 대해서는 제품별로 개선할 임상 지표에 관한 계획을 사전에 제출하고 실제 이행 여부를 확인해 보상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박 과장은 장기간 관찰이 필요한 결과만을 평가하기보다 비교적 단기간에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활용하는 방향도 소개했다.
의료기관이 AI에 투자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평가와 보상 간 시간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정부 역할과 병원 역할 구분하며 투트랙 의료 인공지능 투자 추진
그는 “의료 인공지능에 투자하는 것이 효용이 된다는 것을 의료기관 경영진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AI 도입과 활용에 관한 의료기관 역할도 강조했다. 국가가 재원·GPU·네트워크·보안 등 공통 기반을 마련하고 병원은 실제 임상 문제를 정해 기업과 협업하며 필요한 AI를 선택·활용하는 구조다.
기업에는 제품 성능과 검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 임상 성과 개선에 집중하는 역할을 제시했다.
지역 의료기관 도입 여건을 보완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인력과 재정이 충분한 병원에 AI 도입이 집중되면 의료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과장은 “공공의료 성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의료기관을 대상으로 AI 활용 바우처 등의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예산 확보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박창민 회장 “검증된 AI 과감한 보상 필요”
박창민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장은 “의료AI 확산에 앞서 임상 효과와 안전성, 비용 효과성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잠재성을 바탕으로 시장에 먼저 진입한 기술의 유용성 입증이 뒤로 밀리고 한시적 비급여가 길어지면서 환자 부담과 신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빨리하더라도 검증은 분명하게 해야 한다”며 “검증은 환자들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으로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보상 대상 역시 개별 AI 분석 행위를 넘어 의료서비스와 업무 흐름 전반으로 넓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응급환자 영상 분석부터 의료진 호출, 최종 판단과 치료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작동하려면 개별 분석 기능에 대한 보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환자 안전이나 의무기록 자동화처럼 개별 행위로 나누기 어려운 분야에는 기관 단위 보상을, 국가검진 등에는 국가가 인프라로 구매·제공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의료 질(質) 관리 항목에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AI 활용을 반영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환자 본인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 병원이 AI에 투자할 유인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박 회장은 “검증된 기술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정부에서 투자해야 한다”며 “검증하지 못한 AI는 시장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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