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의료진이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치명적인 심장 기능 저하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심장 초음파 지표를 제시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곽순구 교수팀이 2007년부터 2023년까지 비후성 심근증으로 진단받고 1년 이상 추적 심장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환자 925명을 6년 5개월 간 추적 관찰한 연구결과를 7일 발표했다.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유전성 심장질환이다. 말기 단계로 진행하면 심부전이나 돌연사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조기 고위험군 선별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지표인 좌심실 박출률은 초기에는 정상 범위를 보이다가 심장 구조 변화가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악화 예측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 925명 중 35명(3.8%)이 말기 단계로 진행했으며, 10년 내 누적 진행률은 4.4%였다. 말기 단계로 진행한 환자들은 2년여 만에 약 29%에서 치명적인 심혈관 사건이 발생할 만큼 예후가 불량해 악화 전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좌심실 박출률 등 전통적 지표와 ‘좌심방 저장 변형률(Left Atrial Reservoir Strain)’이라는 새로운 영상 지표를 비교, 분석했다.
‘좌심방 저장 변형률’은 좌심방이 혈액을 머금었다가 내보내는 과정에서 얼마나 유연하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며 부담이 쌓이면 좌심방도 뻣뻣해지는데, 이 지표는 좌심실 박출률이 정상인 단계에서도 변화를 먼저 반영해 ‘조기 경보시스템’ 역할을 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전통적인 지표로는 말기 단계로의 진행을 정밀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던 반면 좌심방 저장 변형률을 이용하면 진행 위험을 더욱 효과적으로 식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는 좌심방 저장 변형률이 1%P 낮아질 때마다 말기 진행 위험은 약 10%정도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위험도를 가르는 기준값을 16.9%로 도출했으며, 이 수치가 16.9% 미만인 환자는 16.9% 이상인 환자보다 말기 진행 위험이 3.6배 높았다. 다른 위험 요인을 고려해도 독립적인 예측력을 보였다.
추가 분석에서도 좌심방 저장 변형률의 예측력은 유지됐다. 심장자기공명영상까지 촬영한 491명에서 심근 섬유화 정도를 고려해도 독립적인 예측 인자로 확인됐고, 기존 모델에 추가할 경우 예측력도 높아졌다.
김형관 교수는 “이 지표는 고가의 정밀검사 없이 정기적인 심장 초음파만으로 확인할 수 있어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치가 크다”며 “고위험 환자를 보다 정밀하게 선별하고 적기에 최적의 치료를 제공해 환자들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uropean Heart Journal-Cardiovascular Imag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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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pean Heart Journal-Cardiovascular Imag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