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의대 강의실…동맹휴학·수업거부 장기화
수업일수 4분의 1 못채우면 자동 유급…병원 이어 의과대학도 '위태'
2024.03.07 05:48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정부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동맹휴학’, 수업 거부 등이 장기화되면서 전국 의과대학들 학사 일정이 사실상 마비상태에 놓일 위기에 처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학들은 개강 연기 등 우선 급한 조치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최대 2~3주가 한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기에 오락가락한 정부 기준도 혼선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한다. 집계 기준을 ‘유효한 휴학 신청’으로 변경하며 휴학 신청수가 73%에서 28%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일 교육부는 "휴학 신청 누적인원이 총 5401명이며 이는 전체 의대생(1만8793명)의 28.7%"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 집계 결과와 달리 개강한 의과대학들 강의실 분위기는 썰렁하다 못해 싸늘한 실정이다. 서울대, 연세대, 가톨릭대, 고려대, 한양대 등 서울 소재 주요 의대 건물 복도는 한산했고, 강의실은 불조차 켜져 있지 않고 있다. 


의대에 한해 개강일을 미룬 대학도 다수다.


중앙대·성균관대는 3월11일로 개강을 미뤘다. 가톨릭대·전북대·가톨릭관동대는 3월18일 개강 예정이지만 현재로써는 이날 개강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원칙적으론 4주가 수업일수 4분의 1선이며, 그동안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자동 유급된다. 의·정 간 대치 구도가 해소되지 않으면 전국 의대생들이 ‘집단 유급’에 처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학 관계자들은 “현재 행정팀에서 논의 중이다”, “세부적인 것은 공개할 수 없다”라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정부, 학부모·학과장 동의 등 학칙에 정해진 절차와 요건 갖춘 휴학 통계만 발표 논란


한편, 정부는 지난 2월 19일부터 휴학 통계를 공지해왔다. 전국 의대생(1만8793명) 중 휴학을 신청한 인원은 74.7%인 1만4043명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3일부터 돌연 ‘유효한 휴학 신청’만으로 집계 기준을 변경하며 휴학 신청 인원이 급감했다. 새 기준에 따라 인정되는 휴학계는 지난 3월 4일 기준 5401건(28.7%)이다. 


‘유효한 휴학 신청’은 학부모·학과장 동의 등 학칙에 정해진 절차와 요건을 갖춘 휴학계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정부가 억지로 휴학 규모를 축소시켜 발표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4일 휴학 절차와 요건을 지키지 않은 휴학계를 각 대학에 반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송경원 녹색정의당 교육 분야 정책위원은 이에 대해 “학생들 입장 표현은 학칙 요건과 상관없이 행위 자체를 봐야한다”며 꼬집었다. 


이어 “의대생과 대화하고 오해를 풀 수 있는 대화의 장(場)이 필요한데 현재 정부 대처는 너무 강경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요건에 맞는 숫자보다 의사를 표명하는 숫자를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의대생 집단행동에 대해, 교육부는 학사 운영은 개별 대학 소관이란 입장이다. 이에 교육부가 의대생들과 대화할 의지조차 없고, 사태 해결보단 대학에게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것은 아니냐는 비판도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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