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메디톡스, 휴젤이 보툴리눔 톡신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가 65억 달러(약 8조3000억 원)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진출 국가를 늘리고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 '나보타' 적응증 확대 기반 미국시장 안착 총력
8일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편두통 치료 특허를 미국에서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허 획득은 대웅제약 미국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를 통해 이뤄졌다. 이온바이오파마는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ABP-450(한국 제품명 나보타)에 대해 '편두통 치료용 신경독소 조성물'로 특허를 받았다.
이온바이오파마는 기존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 비해 투여 횟수를 줄이고, 투여 위치도 변경해 사용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부작용을 줄인 점을 인정받아 특허를 획득했다. 이 특허는 미국에서 2041년까지 독점적 권리를 보호받는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편두통 특허 획득으로 이온바이오파마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삽화성(간헐적) 편두통 및 만성 편두통 치료를 위한 임상 2상도 순조롭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웅제약은 시장성이 높은 치료 적응증을 중심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65억 달러(약 8조3000억 원) 규모로 이 가운데 53%가 치료 시장, 나머지가 미용 시장이다.
대웅제약은 △삽화성∙만성 편두통 △경부 근긴장이상 △위마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등의 치료 적응증 범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치료 적응증과 관련된 독점적 사용법을 보호받는 이번 특허 획득을 발판으로 보툴리눔 톡신 치료 시장 진입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는 보툴리눔 톡신 최대 시장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에서 최근 2년간 연평균 62%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 역시 10%를 넘어서며 대표 톡신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메디톡스, '메디톡신+뉴메코' 글로벌 공략 박차
메디톡스는 "태국 식품의약품청이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에 대한 판매 중단을 해제함에 따라 수출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태국 식품의약품청은 지난 2020년 메디톡스가 국내 행정처분을 받자 메디톡신의 태국 판매를 중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메디톡스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판매했다며 메디톡신 4개와 코어톡스 1개에 대해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메디톡스는 대전지방식약청장을 상대로 품목허가 취소에 대한 취소 청구와 제조 판매중지 명령에 대한 취소 청구를 했으며, 지난 7월 승소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메디톡신의 태국 판매 재개로 동남아시장 공략에 힘을 얻게 됐다"며 "연간 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태국 시장에서의 매출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메디톡스는 100% 자회사인 뉴메코(구 메디톡스코리아)가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으로 개발한 '뉴럭스'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뉴럭스는 최근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뉴메코는 연간 6000억 원 규모의 톡신 생산 설비를 갖춘 메디톡스 3공장에서 뉴럭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대량 생산을 통해 출시 초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린다는 목표다. 메디톡신, 이노톡스, 코어톡스를 성장시킨 메디톡스 노하우도 뉴럭스 매출 확대에 활용할 방침이다.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국내 허가 획득과 연계해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지역(태국, 브라질 등)을 선별해 국가별 허가 획득 전략 수립을 완료했으며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메디톡스와 뉴메코가 국내와 해외 톡신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휴젤, '레티보' 미국 진출 재시동
휴젤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국내 제품명 : 보툴렉스)' 50유닛과 100유닛 제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재신청했다고 밝혔다.
휴젤은 지난해 10월 미간주름을 적응증으로 레티보 2개 제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나, 올해 4월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휴젤은 FDA 요구에 따라 공장 설비 등 보완 작업을 마치고 재신청했다.
FDA에 서류 제출 후 허가를 받기까지 약 6개월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3월 전에 레티보에 대한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휴젤은 기대하고 있다.
레티보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으로, 국산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유럽·호주 현지 시장에 출시됐다.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도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연내 론칭을 앞두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미국은 단일 국가 중 세계 최대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으로, 앞서 진출한 중국, 유럽과 더불어 글로벌 빅3 시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며 "미국 진출을 통해 글로벌 톡신 산업 선두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