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력 수급 추계 거버넌스, 금년 내 발족 전망"
윤석준 고려대 보건대학원장(의료개혁특위 의료인력전문위원장)
2024.06.14 05:12 댓글쓰기

"의료인력 수급 추계 거버넌스를 조직하는 것이 정부의 암묵적 약속인 만큼 올해 안에 발족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료인력 전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석준 고려대 보건대학원장이 데일리메디와 인터뷰에서 "거버넌스 구성에 합의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그 시기와 함께 얼마나 빠르게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거버넌스가 빠르게 구축돼도 내년도 정원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테지만 2026학년도 정원에 적용할 수 있는지 조금 더 논의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의사 최초로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획상임이사를 지내고, 2022년부터는 심평원 재정위원장을 맡으며 보건의료정책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로 알려진 윤 원장은 최근 의료개혁특위에서도 가장 뜨거운 감자인 의료인력전문위원회 수장을 맡았다.


지난 4월 발족한 의료개혁특위는 산하에 의료인력전문위, 전달체계‧지역의료전문위, 필수의료‧공정보상전문위, 의료사고안전망전문위 등 4개의 전문위를 두고 있다.


이 중 의료인력전문위는 지난 5월 24일과 6월 7일 두 차례 회의를 진행하며 인력 수급 추계·조정 기전 마련 방안, 전문의 중심병원과 인력정책, 의대교육 선진화 방안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의료인력 추계를 진행할 거버넌스 구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 원장은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 등 의료계 인력들을 포함해 정확한 추계를 위한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타임라인을 정하는 초입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보다 앞서 시작된 서울의대의 의료인력 추계 연구공모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 원장은 "정부에서 거버넌스를 구성하더라도 추계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각 대학이나 연구자 차원에서 이뤄진 추계 내용을 정부가 잘 받아서 면밀히 따져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특위 참여 어려운 의사, 개별 자문으로라도 목소리 듣겠다"


전공의들 수련 환경 개선도 의료인력전문위원회 중점 사안이다.


윤 원장은 "지금까지 전공의 수련에 대한 정부 투자가 거의 없었다. 현재 전공의는 근로자와 피교육자 신분 비중이 8:2 정도라면 이것을 5대5 내지 3대7까지 바꾸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를 위해 어떤 투자가 필요한지, 또 전문의 중심의 병원이 되면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의료개혁특위가 지난달 10일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대한의학회는 "전공의 수련을 담당하는 전문과목 학회와 사전 논의가 없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 밖에도 의료개혁특위는 발족하기 전부터 대한의사협회, 대학의학회 등이 불참을 선언하며 의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계속됐다. 


이에 윤 원장은 "전공의 소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할 예정이다. 의사들이 현재 특위 위원으로 참여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니만큼, 공식적인 참여가 아니라도 전공의 소위원회가 개별 자문 형태로라도 전공의를 수련시키는 분들의 목소리를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9월 발표될 의대교육 선진화 방안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교육부에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지역의사를 확보하기 위해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강제 복무기간을 둔다고 해서 의사들이 지역에 남을 것 같지는 않다. 지역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더 많이 주는 것이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라도 과거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 이 외에도 정주 조건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 인프라 불안정, 세심한 병상 수 관리 필요"


윤 원장은 최근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현주소와 미래 방향성을 심도 있게 분석한 책 '의료개혁 제4의 길'을 출간하며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는 인프라가 불안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래 방문수, 인구당 병상수, GDP당 의료비 증가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 의사들은 건강보험 수가에 모두 불만을 갖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인프라가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에서 성장 위주로 달려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 최우선 순위는 수요를 유발하는 공급 요인, 특히 병상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 정부가 굉장히 섬세한 조정 기전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원장은 또 "행위 주체 간 공정한 배분을 이루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까지 도달했다"며 "정부가 미시적인 부분은 시장 상황에 맡기고 거시적으로 봤을 때 국민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의료비의 전체적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부분에 개입하는 정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