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대표 등 오너家 갈등 봉합 모양새 한미약품
임종윤·종훈 형제 복귀···상속세 마련·시총 200조 공약 등 과제
2024.04.05 10:02 댓글쓰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어머니 송영숙 회장과 함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를 맡고,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대표에 오르면서 오너일가 간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된 모양새다.


다만, 한미그룹은 이번 갈등의 도화선이 됐던 상속세를 비롯해 시총 200조 공약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사업 재편 가능성 등 앞으로 회사 추이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4일 송파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임종훈 사내이사를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기존 송영숙 대표이사 회장과 공동대표 체제를 확정했다. 


이날 이사회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신규 이사진 전원을 통과시키면서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처음 열렸다. 회의에는 송영숙 회장과 기존 이사 4명, 신규 이사 5명 등 9명 모두가 참석했다.


특히 형제 측이 이사회를 장악한 만큼 임종훈 사장이 단독 대표에 오를 수 있었지만 모친인 송영숙 회장과 공동대표 체계를 구축, 화합의 길이 열렸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회사 측은 "가족간 협력과 화합을 토대로 새로운 한미를 경영하기로 통 큰 합의를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남인 임종윤 이사는 한미약품에 새 이사진을 꾸리면서 사업회사인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은 봉합되는 수순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상속세 미납액 2700억···시총 200조 실현도 과제


송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지난 2020년 임 회장이 타계하면서 한미사이언스의 2308만주를 물려 받았다. 이때 발생한 상속세가 무려 5400억원으로, 현재 미납액은 2700억원 수준이다.


현재까지 3차 납부를 완료한 상태로 4차 납부 기한은 이달 말이다.


임종훈 대표 350억원, 임종윤 대표 650억원, 송 회장 1200억원, 임주현 부회장은 430억원 가량을 납부해야 한다. 송 회장 뿐만 아니라 오너일가 모두 재원 마련이 숙제인 셈이다.


형제 측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사모펀드(PEF) 운용사 협력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과반 이상 확보를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형제 측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KKR과 협력해 지주사 지분 51% 이상을 확보하는 방안이 논의 되는 주요 골자다. 지분을 PEF가 사들이고, PEF가 형제 측 경영권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재원 마련이 필요한 형제, 모녀 측 지분 일부를 PEF가 매입해 지분을 늘리고, 경영권은 형제 측에 완전히 보장한다. KKR은 모녀와도 접촉해 지분 매입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이들 형제가 이후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넘길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오스템임플란트 등 사례도 발생한 바 있기 때문이다. 형제 측은 “그럴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우려도 있다. 한미약품이 공격적으로 추진 중인 한미의 전주기적 비만치료 신약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에 대한 사업 지연 가능성도 일부 제기된다.


해당 프로젝트를 여동생인 임주현 부회장이 주도했기 때문에 임종윤 대표 선임 및 이사진 변화로 인해 사업이 재편되는 등 신약 개발이 지연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 측은 관련 사업을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형제 측이 밝힌 '1조 원 투자 유치, 5년 이내 1조 원 순이익을 달성' 계획도 실현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또, 시총 200조 원 공약으로 소액주주들을 설득했기 때문에 주주환원 정책을 비롯 사업 수완을 통해 이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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