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페란 처방 '의사 유죄' 파장···임현택·법원·여야 공방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 "정부 문제"···창원지법·윤상현 의원, 임현택 회장 비판
2024.06.11 05:09 댓글쓰기

최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가 유죄 판결을 받자 의료계 인사와 여야 국회의원, 사법부 간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금고형 이상을 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는 의료인면허취소법 시행 이후 의료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해당 판결을 내린 판사를 공개 저격하고, 이번 22대 국회에 입성한 의사 출신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판결에 유감을 표했다. 


반면 사법부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임현택 회장의 수위 높은 발언에 대해 불쾌함을 토로하며 맞불을 놨다.


맥페란 주사 투여 상해→유죄···임현택 회장 "판사 제정신인가" 공개 저격 


최근 창원지방법원은 80대 파킨슨병 환자에게 구역·구토 증상 치료제인 '맥페란' 주사액을 투여해 전신쇠약, 발음장애, 파킨슨병 악화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60대 의사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의사가 환자의 병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약물을 투여해 유죄가 인정된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임현택 회장은 지난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비판의 글을 올렸다. 


임 회장은 해당 판사의 사진을 첨부해 "환자를 치료한 의사한테 결과가 나쁘다고 이처럼 판결한 창원지법 판사는 제정신이냐"며 "이 여자와 가족이 병의원에 올 때 병 종류에 무관하게 반드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규정에 맞게 치료해주시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창원지법은 10일 입장문을 냈다. 임현택 회장 취임 후 수위 높은 공개 저격에 대해 사법부가 공식 대응한 것은 서울고등법원이 임 회장의 '대법관 회유'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한 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창원지법은 "어제 모 협회장이 SNS를 이용해 형사 판결한 법관의 사진을 올리고 인신공격성 글을 게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만 아니라 사법부의 독립과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참고로 유지된 원심판결인 형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은 의사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 "심평원 고시에 맞춰 약 못쓰게 하는 정부가 문제"


이 가운데 국회에서도 이번 판결에 대한 비판과 임현택 회장의 발언에 대해 문제삼는 목소리가 각각 제기됐다. 


의사 출신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10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원 판결에 대해 비판하면서 제도 상 문제로 의사들이 부작용이 있는 약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부작용보다 작용의 이득이 더 클 것이라는 전문가적 판단 없이 문헌상 100% 안전한 약만 쓴다면 세상에 쓸 수 있는 약은 아무것도 없다"고 일침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구토에 쓸 수 있도록 허가된 약은 맥페란 하나"라며 "소아나 고령에서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쓸 수 있는 약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이득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쓴다"고 설명했다. 


응급의학 교과서에서 초기 선택 약물로 명시된 '온단세트론'이라는 다른 약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항암치료 중이 아닌 이상 구토 환자에게 이를 쓰면 과잉진료가 된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환자들은 과잉진료하는 의사들로부터 피해를 보는 게 아니라, 적정 진료에 대해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심평원 고시에 맞춰 약을 못 쓰게 하는 정부로부터 피해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약을 썼다가 부작용이 생기면 상해죄로 의사를 처벌하고, 약을 쓰지 않으면 소극적 치료로 치료 시기를 놓쳤다며 책임을 묻고, 전세계가 인정해도 심평원이 인정하지 않는 약을 쓰면 과잉 진료라는 비난과 진료비 삭감, 약값 5배수 환수가 날아온다"고 분개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의협 회장은 제정신인가" 비판 


한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임현택 의협 회장을 향해 "의협 회장이야말로 제정신이 맞느냐"고 일침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의협 회장이 판사를 공개저격하고 실명과 사진까지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며 "의협은 환자 생명을 볼모로 기싸움을 벌이는 곳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의사에게 불리한 재판 결과가 나왔다고 신상을 공개하고 인신공격하는 것은 사법체계를 겁박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횡포"라며 "의협이 우리나라 최고 보건의료전문가단체가 맞다면 사법체계 겁박보다는 국민건강·생명 수호가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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