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 비만약 '오젬픽 베이비' 늘어난다
오젬픽 주사 맞은 뒤 체중감량 여성 '임신 증가' 주목
2024.06.08 05:46 댓글쓰기

최근 미국에서 이른바 ‘오젬픽 베이비 붐’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오젬픽 주사를 맞은 뒤 체중을 감량한 여성 중에는 갑작스럽게 임신한 이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약을 먹고 임신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살 빼는 약’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오젬픽은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다.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해 체중감량 효과를 갖고 있다. 


체중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다이어트약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들이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등 각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오젬픽을 복용한 여성이 갑자기 임신하게 되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해당 약물이 난임 치료제로도 쓰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오젬픽으로 임신했다(I got pregnant on Ozempic)’ 그룹 결성


최근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오젬픽을 맞고 임신에 성공했다는 사용자들의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오젬픽으로 임신했다(I got pregnant on Ozempic)’는 그룹이 만들어져 현재 700명에 달하는 회원이 모이기도 했다.


틱톡 등 SNS에선 이 같은 임신으로 생긴 아기를 ‘오젬픽 베이비(Ozempic babies)’라 부르기도 한다.


3만 6,000명의 팔로워를 지닌 한 유명 인플루언서는 “과거 2번 유산과 사산을 겪고 임신이 어려웠는데 3개월간 오젬픽을 투여했더니 임신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하지만 오젬픽이 난임을 치료하는 기전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당초 해당 약물의 임상시험에서 임신 관련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두고 여러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오젬픽이 난임 치료에 효과가 있다기보다는 과체중에서 정상 체중으로 돌아온 여성의 임신 능력이 회복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호주 모내시대학의 카린 함마르베르그 공중보건 및 예방의학부 연구원은 “비만은 월경 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며 “체질량지수(BMI)가 27을 넘는 여성은 정상 체중 범위의 여성보다 배란 가능성이 작아 임신을 못 하게 될 가능성이 3배 더 높다”고 설명했다.


정상 여성에 비해 당뇨를 앓는 여성의 임신 확률이 낮다. 호주 등에서 당뇨약으로 사용되는 오젬픽을 복용한 여성들이 대사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임신에 영향을 줬다고 추정되기도 한다.


카린 연구원은 “체중 감량은 월경 불순 등 호르몬 불균형 문제를 개선할 수 있으므로, 난임 여성의 임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며 “체중 감소와 대사 개선이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이어지는 이유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밴더빌트 대학 메디컬 센터의 비만 전문의는 “체중 감량 약물을 중단하면 혈당과 식욕 조절을 담당하는 신체 시스템이 교란된다”며 “이는 곧 임신에 의한 호르몬 변화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체중 감소로 인해 배란 기능이 개선되는 등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임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약물의 성분이 피임약의 흡수를 방해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약 성분이 태아에게 위험을 줄 가능성에 대해선 확실히 증명된 바가 없지만 전문가들은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해당 약물복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오젬픽은 원래 당뇨병 환자에게만 처방하도록 승인됐지만 일부 의사들은 체중 감량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암암리에 처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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