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적자로 경영난을 겪던 지놈앤컴퍼니가 스위스 제약사에 약 5900억 원대 규모로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금줄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지놈앤컴퍼니는 "스위스 제약사 디바이오팜(Debiopharm)에 신규타깃 ADC용 항체 'GENA-111'을 총 5860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고 3일 밝혔다.
지놈앤컴퍼니는 이번 계약을 통해 디바이오팜으로부터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68억 8250만 원) 및 개발,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 로열티를 받게 된다.
디바이오팜은 지놈앤컴퍼니의 신규타깃 ADC용 항체 'GENA-111'과 디바이오팜의 링커 기술인 멀티링크(Multilink™)를 접목해 ADC 치료제 개발 및 상업화할 수 있는 전세계 독점적 권리를 갖는다.
스위스 제약사 디바이오팜은 1979년 설립됐으며, 항암제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과 트립토렐린(Triptorelin) 등 항암제 및 감염성 질환 분야 치료제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다.
현재 디바이오팜은 ADC 치료제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ADC 치료제의 자체 링커 및 페이로드 플랫폼 '멀티링크(Multilink™)'를 보유하고 있다.
'GENA-111'은 지놈앤컴퍼니의 신약개발 플랫폼인 지노클(GNOCLETM)을 통해 발굴한 신규타깃 'CD239'를 표적으로 하는 ADC용 항체다.
지놈앤컴퍼니는 "전임상 연구를 통해 'CD239'가 다양한 암종에서 정상세포 대비 암세포에서 발현율이 높고, 'GENA-111'은 내재화(internalization) 및 생산성이 탁월해 ADC용 항체로서 우수한 특성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 장기화로 경영난…대규모 기술수출로 주가 반등
이번 기술수출로 지놈앤컴퍼니는 자금 압박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지놈앤컴퍼니는 지난 2020년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뒤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0년 -266억 원, 2021년 -361억 원, 2022년 -575억 원, 2023년 -55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놈앤컴퍼니의 적자 원인으로는 연구개발 비용 증가와 기술이전 지연이 꼽힌다.
지놈앤컴퍼니의 연구개발 비용은 2020년 136억 원에서 2021년 212억 원, 2022년 367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도 매출액의 180%인 256억 원을 사용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연구개발비 투입에도 불구하고 상장 전인 2019년 LG화학과 체결한 'GEN-001' 계약 이후 눈에 띄는 기술수출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해 경영이 악화됐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구조조정으로 인력을 30% 감축하기도 했다.
경영 악화로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주가는 꾸준히 떨어져 지난 1월 1만 원선이 무너졌으며, 4월에는 시가총액이 1000억 원 이하로 추락했다.
그러나 올해 5건의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계약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3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7% 오른 상한가를 기록해 1만1840원에 마감했다.
홍유석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이번 기술이전을 발판 삼아 신규타깃 항암제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성과도 빠른 시일 내 보여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놈앤컴퍼니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바이오 USA'에서 4일(현지시간) 디바이오팜과 공동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번 계약 사안을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