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암학회 '韓 제약사'···폐암·ADC·이중항체 '눈길'
연례학술대회 'AACR 2024' 성료···유한·HK이노엔·한미·종근당 등 기대감
2024.04.11 06:00 댓글쓰기



국내 유수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세계 3대 암학회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4’에 참여해 항암 분야 임상 연구 성과를 알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50여개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5일부터 오는 10일까지(현지시간) 진행된 미국암연구학회(AACR)에 참석했다.


금년엔 한미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한독, 동아에스티, HK이노엔 등 전통 제약사들부터 ABL바이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舊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등 신흥 강자들도 대거 참여했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다르게 초기 연구를 비롯 전임상 단계 연구가 발표되는 만큼, 신약 개발 완료까지 난관이 예상되지만 기술이전을 타개하기에는 충분한 무대다.


특히 면역항암제 중심으로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4세대 폐암 치료제' 등 신규후보 물질의 전임상·임상 연구들을 속속 공개했다. 향후 임상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향후 기술이전을 위한 파트너링 결과에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한독·HK이노엔, 4세대 폐암 치료제 각축전


국내 제약사들은 렉라자를 이을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1~3세대 표적치료제 사용 이후 내성 환자에 효과를 보이는 4세대 폐암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이다.


한독(대표 김영진)은 폐암 치료 신약물질 'HDBNJ-2812' 연구개발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오시머티닙(Osimertinib)의 내성을 극복하는 차세대 EGFR 돌연변이 분해 폐암 치료 신약물질로 연구 설계, 합성, 평가 내용을 포함했다.


HDBNJ-2812는 한독과 BNJ바이오파마가 협업해 확보한 후보물질로, 한독은 자체 보유한 연구 인프라와 BNJ바이오의 AI 기술력을 통해 내성이 있는 폐암 치료 신약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HK이노엔(대표 곽달원)은 비소세포폐암 유전자(L858R) 변이 환자 대상 차세대 알로스테릭 EGFR-티로신 키나아제 저해제 EGFR-TKI 후보물질 'IN-119873'의 비임상 연구결과를 포스터 발표를 통해 공개했다.


IN-119873은 기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내성이 있거나 L858R 변이 환자를 위한 4세대 표적 항암치료제다. 암세포 에너지원인 아데노신3인산(ATP) 결합 부위를 공략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의 알로스테릭 결합부위를 공략한다.


HK이노엔 측은 "기존 1·2·3세대 EGFR-TKI 약물로 발생한 EGFR 돌연변이에서 우수한 효능을 보였고 3세대 EGFR-TKI와 병용 시너지도 기대된다"라며 "연내 비임상 연구를 완료하고, 임상1상 시험계획 신청이 목표"라고 전했다.

차세대 항암제 '이중항체' 도전 유한양행·한미약품


이중항체는 두 개 항원에 동시에 결합할 수 있도록 인공 제작 항체다. 한 쪽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 한 쪽은 면역기능을 활성화하는 원리로 면역항암제로 개발되고 있다.


특히 이중항체는 해외에서 ADC(항체-약물접합체)와 함께 차세대 항암제로 각광받고 있다.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 1상 임상시험 중간결과와 함께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YH32367'과 'YH41723'의 전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두 물질은 유한양행이 각각 에이비엘(ABL)바이오, 이뮨온시아와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다. 공개된 연구 초록에 따르면 두 약물은 단일항체 기반의 약물보다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기존 면역관문억제제들의 낮은 치료 효과를 개선하는 한편 면역관문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0개 이상 연구결과를 공개한 한미약품은 독자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가 적용된 'BH3120'의 전임상 결과로 주목 받았다. 펜탐바디는 면역세포 활성화와 함께 암세포를 정밀 타격하는 차세대 '이중항체' 기술이다. 현재 북경한미약품 주도로 임상 1상 연구에 진입했다. 


또한 차세대 이중저해제 'HM97662'의 연구 결과도 공개했다. EZH2를 선택적으로 저해할 경우 EZH1 활성화로 내성이 유발돼 EZH1과 EZH2를 이중 저해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근당·리가켐, 차세대 'ADC' 약물 연구 공개


2020년 AZ가 출시한 엔허투가 3년 만에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등극하면서 'ADC' 개발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앞다퉈 ADC 개발 경쟁에 뛰어들어 기술이전을 적극 추진 중이다.


국내 기업 중엔 종근당(대표 김영주)이 AACR을 통해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 타깃 ADC의 전임상 연구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치료지수를 향상시킨 cMET 타깃 ADC 후보물질 'CKD-703'의 고형암에 대한 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종근당은 2019년부터 네덜란드 ADC 전문회사 시나픽스와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다. 


종근당은 자체 개발한 cMET 항체의 높은 안전성을 기반으로 CKD-703이 종근당의 새로운 모달리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ADC 분야 선두로 꼽히는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구 레고켐바이오, 대표 김용주)는 AACR에서 5종의 후보물질을 공개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2022년 ADC 플랫폼 기술을 암젠에 약 1조6000억원 기술이전을 성사한 데 이어, 2023년 말 얀센과도 2조2400억원 규모 기술이전 성과를 올렸다.


이번 AACR에선 얀센에 기술이전한 Trop2 타깃 'LCB84'의 전임상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리가켐바이오는 ADC 분야에서만 총 4개가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맺은 기술이전 계약 규모만 약 9조원에 달한다. 내달 ASCO에서도 ADC 플랫폼 임상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 신약 '렉라자', HLB '리보세라닙'도 AACR을 통해 초기 연구를 입증했다"라며 "이번에도 글로벌 항암제가 발굴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