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이 일부 사업부를 별도 회사로 분리하는 스핀오프(기업분할)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독립된 경영 체제를 구축해 경영 효율화를 이루고, 이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키우겠단 취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벡톤디킨슨(BD) 당뇨 사업부 '엠벡타(EMBECTA)'가 한국법인으로 출범했다.
엠벡타코리아는 이날 벡톤디킨슨코리아로부터 분사하고 당뇨 사업에 집중하는 새로운 독립법인으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벡톤디킨슨코리아 당뇨 사업부 모든 구매, 물류, 오더, 운영시스템이 엠벡타코리아로 양도된다.
1924년 세계 최초 인슐린 주사기 개발한 엠벡타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벡톤디킨슨 당뇨 사업부로 2021년 분사했다. 현재 전 세계 3000만명의 당뇨병 환자를 위해 연간 80억개의 인슐린 펜니들 및 주사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분사는 당뇨사업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향후 인슐린 치료 제품 및 솔루션 시장에서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엠벡타코리아 이동훈 대표는 "이번 분사는 당뇨병 환자와 의료진에게 더 나은 치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의미 있는 행보다"라며 "앞으로 당뇨병 환자들이 당뇨로 인해 삶의 한계를 느끼지 않고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엠벡타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의 '분사 행보'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에는 GE헬스케어가 GE로부터 분사했고, 존슨앤존슨도 소비자 건강 사업부인 켄뷰(KVUE)를 분할하고, 의료기기 및 제약 사업부 명칭을 개편했다.
올해도 기업들의 분사 결정은 계속되고 있다.
3M은 오는 4월 헬스케어사업부 '솔벤텀'을 분사할 계획이다. 3M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솔벤텀 인적분할을 추진해 왔다.
솔벤텀(Solventum)은 solving(해결)과 momentum(모멘텀)을 조합해 만든 이름으로 더 스마트하고 더 안전한 헬스케어를 통해 삶을 개선한다는 사명을 담고 있다.
3M 헬스케어 사업은 지난해 8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3M 전체 매출 4분의 1수준이다.
헬스케어 제품군은 '넥스케어'를 상품명으로 하는 붕대와 드레싱을 포함, 여드름패치, 상처 필러, 음암치료기, 피부관리제품, 수술용품과 원료의약품 등이 있다.
메드트로닉 역시 인공호흡기 사업에서 발을 빼는 대신 새로운 환자 모니터링 및 호흡기 사업부를 신설한다.
메드트로닉은 선택과 집중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인공호흡기 사업을 철수하고 환자 모니터링 등 신규 사업 투자로 수익 증대를 노리고 있다. 이 사업부는 맥박산소측정, 원격 환자 모니터링, 기도 관리 및 호흡기 모니터링 제품이 포함된다.
박스터도 신장 사업부 분사를 추진 중이다. 사업부 새 명칭은 '밴티브(Vantive)'로 오는 7월 1일을 목표로 독립된 별도 기업을 출범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분사 결정에는 다양한 배경이 있으나 결국 사업 효율화에 방점을 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글로벌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분사에는 사업 다각화, 수익 극대화, 내부 지배구조 개선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결국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에 있다"며 "기업 규모가 클수록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분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