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政, 핑퐁게임 떨치고 한달 집중 협의 돌입
2월 4일 의료발전협의회 재개…제안·역제안 속 접점 찾을지 주목
2014.01.29 20:00 댓글쓰기

제안과 거부를 오가는 핑퐁 게임 속에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의 협상이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가 했지만 의료발전협의회가 2월 4일 재개, 양측이 어떻게 접점을 찾아갈지 추이가 주목된다.

 

"제1차 의료발전협의회 무산과 관련해서는 의협은 분명히 입장을 표명했다고 본다. 먼저 협상을 제안받기 전까지는 차기 회의 일정은 기약없다."

 

"의협이 확인되지도 않은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말했다. 대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봤다. 이런 분위기에서 추가 협상이 잘 이뤄질지 모르겠다."

 

사실 지난 22일 제1차 의료발전협의회 회의 자체가 불발로 돌아간데다 차기 회의에 대한 기약도 없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이러다 제대로된 협의 한번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된 바 있다.

 

상대방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렀던 쪽 역시 양측 모두였다.

 

다행히 양측은 다음달 4일 저녁 2차 협의회 모임을 갖고 원격의료와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 건강보험제도 개선, 전공의 처우 개선 문제 등 대립 중인 현안을 포함, 각 의제들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의협이 총파업 돌입 시점으로 예고한 3월 3일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이 남은 만큼 양측은 대화에 속도를 내 2월 중에 논의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우려감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모양새다.

 

의협이 1차 의료발전협의회 논의 파행과 관련, "복지부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단순한 해프닝에 불과한 일로 인해 중요한 협상이 중단됐다는 점에서 상호 간 깊은 불신을 또 한 번 확인했다"고 표현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더욱이 복지부 문형표 장관이 새누리당 주최 국회 토론회에서 원격의료와 영리 자회사 도입 등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고 못 박는가 하면 이영찬 차관 역시 보건산업최고경영자회의 특강에서 "의료법인의 자법인(자회사) 설립 허가를 상반기 내 내주겠다"고 밝혔다.

 

협상 파행 다음날인 23일에도 복지부는 건강보험공단에서 개최된 토론회에서 응급환자에 활용되는 원격의료가 신속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협도 마찬가지다. 협의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보건의료영리화 저지 공동 캠페인' 등을 포함, 3월 3일 총파업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복지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복지부는 지난 27일 "의협이 불법 집단휴진 및 진료거부의 기정사실화 등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국민을 불안케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제안과 역제안을 반복하는 양상이 벌어지자 의료계 내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한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상황이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해보지만 진정성을 건너뛰고 의정 협상의 정상화를 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모적인 의정 대치의 책임은 양측 협상단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의협 대의원회 관계자도 “과연 이 국면에서 정부와 의협은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무엇일까 따져봐야 한다”며 “제안과 역제안만 오가는 국면이 길어지면 협상을 피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의료계 한 원로는 “의협이 3월 3일 총파업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예고했다면 대정부 협상의 형식과 태도에 대해선 냉철하게 짚어볼 때가 됐다”며 “양측이 공을 서로 주고받으며 주도권을 둘러싼 기 싸움만 벌인다면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협과 복지부 역시 양측의 감정싸움은 합의점 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성창현 복지부 의료체계개선TF 팀장은 "의료계 입장을 충실하게 청취하고 정부 입장을 진솔하게 전하겠다. 원칙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다 보면 합의점을 찾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용진 의협 기획부회장도 “굳이 투쟁을 선언하고도 협의에 나선 것은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는 점을 알아달라”며 “노환규 회장의 인터뷰 발언으로 1차 협상 자체가 진행되지 못했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는 서로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서로 인내를 가지고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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