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수술부위 감염(Surgical Site Infection. 이하 SSI) 평가 도입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재원일수를 비롯해 재입원, 사망률 지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항목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섣불리 도입하기에는 아직 애매한 영역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관리 등 실효성있는 지표 발굴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는 대한외과학회 등의 추천을 받아 구성된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평가’ 적정성평가 분과위원회 위원 20명을 대상으로 SSI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관련 내용은 자체 발간 자료인 ‘HIRA 정책동향’에도 실렸다.
조사는 두 번에 걸쳐 진행됐다. 첫 번째 조사는 개방형 설문으로 전문가 의견을 수집했고, 두 번째 조사에서는 1차에서 제시된 의견을 구조화해 폐쇄형 문항을 구성해 객관적 인식과 주관적 인식을 조사한 것이다.
1차 개방형 설문 조사결과에서 SSI 지표의 평가 도입에 대한 긍정적 의견은 31%(5명), 부정적 의견은 69%(11명)였다.
장애요인으로는 정확한 정보 및 자료수집 어려움, 축소보고 가능성, 전국병원감염감시체계(KONIS) SSI 감시체계와 중복조사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대체적으로 정확한 SSI 정보를 수집하기 어려워 실행 및 측정 가능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1차 조사내용을 토대로 진행된 2차 조사결과에서는 중증도 보정된 ‘SSI 재입원율’이 전문가집단 의사들에게서 평가 가능성이 높은 항목으로 인식됐다.
이와 관련, 심평원 연구소 측은 “SSI 평가 도입에 대해 의사들은 환자안전과 관련해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지표로 인식하고 있지만 도입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퇴원 후 감염 발생에 대한 조사체계 등 환경이 형성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진단했다.
현실적으로 퇴원 후 추적조사가 가능한 수술 종류로 제한하고 또 이에 합당한 인센티브 지급 여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수술 이후 합병증이나 감염이 발생했을 경우, 해당 수술을 받은 병원으로 방문해 치료받을 가능성이 높은 수술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추적조사가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심평원 측은 “청구 자료를 통해 SSI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코드항목 개발 및 전산시스템을 개선하고 청구 자료와 의무기록 자료를 비교하는 조사를 실시해 자료의 타당도가 확보되면 평가지표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순서를 거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의료기관의 SSI 발생을 모니터링하고 자체적인 질 향상을 위한 장려사업이 우선 수행돼야 자연스럽게 SSI 지표를 통해 의료기관 질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 성과에 따른 재정적 인센티브가 연계되는 방안도 고민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