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70대 중반부터 80대 초반까지는 요양병원을 이용하는 노인환자들이 80대 중반에 접어들면 종합병원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진입장벽이 낮은 요양병원에 머물렀다가 상태가 악화되면 다시금 종합병원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진료비 증가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령인구 보건의료서비스 현황분석 및 향후 전망’이란 제하의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미 국내 노인인구는 2017년 전체인구의 14.2%를 차지하면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올해는 738만1000명으로 비율이 14.3%, 2026년에는 20%를 넘어서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개인별 생애 의료비 총액인 약 8000만원에서 1억원 중 52.4%를 65세 이상 노년기에 지출하게 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세부적 경향을 들여다 봤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심평원은 노인인구를 전기(65~74세), 중기(75~84세), 후기(85세 이후)로 구분해 의료이용행태 변화를 진단했다. 지난 2002년말 기준 60세 이상 노인 약 550만명의 10%인 55만명을 단순무작위 추출해 2015년까지 현황을 파악했다.
전기 고령자의 경우는 특별한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의료기관별 이용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중기 고령자는 요양병원 입원환자가 수가 12.4배 늘었고 내원일수 역시 12.1배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만성질환이 없는 고령자 비율은 매년 감소했지만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보유한 환자는 늘어나는 현상을 보였다.
80대 중반을 넘어서면 종합병원급 이상의 의료이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입원은 21.8배, 외래는 17.8배 늘어났다.
동시에 요양병원 입원환자도 10.5배 늘긴 했지만 이는 고령자수 증가율 대비 낮았다.
연구진은 “중기 고령자의 요양병원 입원 증가세가 확인됐다"며 "요양병원 이용 증가는 당분가 지속될 것이다. 환자 증가 및 진입장벽이 낮은 공급자 설립요건 등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후기 고령자는 생애말 치료 또는 연명치료를 위해 다시 종합병원 이상 기관에 입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연구결과가 나온 가운데 심평원은 요양병원과 종합병원의 간극을 메꾸는 의료체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심평원 측은 “여러 시범사업을 통해 고령화 정책들을 안정적 관리가 가능한 사업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의료서비스와 요양시설 연계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