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적정성평가 '진퇴양란'
의협・병협・심장학회, 강경 대응 시사
2014.07.28 15:40 댓글쓰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적정성평가사업이 위기다. 허혈성심질환을 두고 벌어진 심평원과 대한심장학회의 대립은 공급자단체가 가세하며 심화됐다. 논란은 중앙평가위원회 구성과 운영으로까지 확산됐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는 지난 23일 열린 심평원 중앙평가위원회의 운영 및 결과에 "허혈성심질환 통합평가를 즉각 중지하고 심장학회와 협의해 문제를 개선한 후 재시행하라"고 28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을 통해 양 단체는 "중앙평가위원 의결이 관련학회와 전문가단체의 의견을 무시한 결정이자 성과에 집착하는 부실공사의 전형"이라며 "성과위주의 평가항목 확대만을 위해 위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평위 의결내용에 더해 운영과 구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소수 의견을 묵살하고 강압적 발언과 당사자 의견개진 통로를 차단하는 행위를 일삼았다"며 "거수기 역할을 강요하는 중평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적정성 평가 전반에 걸친 재검토도 주장했다. 의협과 병협은 "의료 현실을 반영하고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동기부여 방식의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적정성 평가 및 관련 위원회 참여 또한 거부하는 등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심장학회(이하 심장학회) 또한 같은 날 "적정성평가가 국민 건강을 위한 사업인지 의심스럽다"며 대응 의지를 굽히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

 

아울러 허혈성심질환 통합평가를 두고 "진료현장을 왜곡하고 병원 줄 세우기식 흥미 위주 평가"라며 "국민에게 혼란만 주는 잘못된 정보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 심평원 업적만을 위한 평가에 동조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심평원도 적정성평가 지속 가능성 고민

 

심평원 또한 적정성평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4일에는 31회 심평포럼에서 적정성평가를 포함해 건강보장체계 지속가능성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포럼에서 토론자와 발제는 심장학회가 주장하는 적정성평가의 장기적이고 명확한 목표 설정과 유사한 주문을 했다.

 

보건행정학을 전공한 강민아 교수(이화여대 행정학과)는 "목표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어떻게 하는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적정성 평가 또한 수단에 치충할 것이라 아니라 이들 지표와 과정을 왜 그리고 어떻게 활용할지 목적을 고민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강희정 연구위원(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공급자 단위의 성과평가가 과학적 타당성을 높여 장점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박재용 교수는 "심평원이 모든 것을 다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전문가와 공급자들과의 폭넓은 논의와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심평원은 중평위 결정에 따라 지난 25일 허혈성심질환 통합평가를 위한 자료제출 연장을 업무 포털에 공지했는데 명확한 제출 기일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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