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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전문의자격시험 출제에 참석했다가 ‘놀다 왔다’는 일부 과의 이야기는 이미 오래 전 이야기다. 일정에 맞춰 문제를 선택하고 철저히 시험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난이도를 조정한 다음 다시 검수하는 과정이 쉴 틈 없이 돌아가는 것이다.”
가톨릭의대 정신과학교실 기선완 교수
[사진]는 19일 전문의자격시험 출제 경험담에 대해 “고시 출제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확실한 답안을 갖는 문제를 만드는 것인데 어느 교과서에도 해당 의학 분야에서 100% 확실하다고 적시한 문장은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최근 추세대로 단순 암기형이 아닌 임상 상황의 문제 해결형이나 판단형의 문제를 만들되 시비 거리가 없는 완벽한 문제를 만들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 국내 유수의 의과대학에서 내로라 하는 교수들도 고시위원으로서는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으며 한 두 해 고시 업무를 담당한 다음부터는 다시는 책임지지 않으려는 경향도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기선완 교수는 “고시위원들에게는 한정된 짧은 기간 동안 집중해서 작업을 해야 하므로 지구력과 체력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요소”라고 전제했다.
현 주소를 보면 과거의 산만하고 복잡한 고시 문항은 원천적으로 거부되는 추세다. 한 문제에는 한 가지 주제만을 물어야 하고,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으로 문항이 구성돼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그는 “정답도 일관성이 유지돼야 하고 모든 문항이 일정한 수준의 원칙으로 가지런히 정렬돼야 한다”며 “문제 안에서 혹은 문제 간에 정답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들어가서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서는 어떠한 임상 상황이 주어지고 최소 8개 이상에서 가능한 정답을 모두 고르는 형태의 R형 문제가 일정 비율로 출제되기 시작했다. 주관식의 경우 의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채점이 가능한 단답형이나 혹은 채점 기준이 명확해 누구나 채점이 가능한 문제들이 출제된다.
기선완 교수는 “다만 문항 개발의 경험이 없는 출제위원들은 처음에 큰 곤란을 겪는다”면서 “출제 원칙과 문항 개발에 대한 교육이 있으나 촉박한 시간과 낮은 호응으로 실효성에도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전문의 자격을 얻으려면 임상기술만이 아니라 자기 분야의 의학에 대해 포괄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연구자적인 지식을 갖춘 전문가라야 하는데 이런 검증을 하려면 서술형의 주관식 문제를 출제할 필요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의자격시험 출제 이후 사후 관리의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아울러 의협 차원에서 전문의자격시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하여 우수한 과에는 보상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