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의료과실로 환자가 식물인간이 됐다면 병원은 환자가 사망할 때까지 각종 검사비를 비롯 치료비와 간병비, 의료용품비, 위자료 등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재판장 조휴옥)는 환자측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앞선 재판에서 책정한 기대여명을 초과해 생존한 식물인간 환자의 진료비에 있어서도 의료과실을 저지른 병원 책임이 있다. 병원은 환자측에 총 6938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병원 의료과실 이후 식물인간 상태로 8년 여 생존해 지속적인 치료비가 요구된다면 환자가 살아있는 동안 병원이 손해배상 해야 한다는게 법원 판결의 골자다.
환자 김某씨(女)는 2005년 경 병원을 찾아 '좌측 슬관절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입원 후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다.
김씨는 입원 중 병원 화장실에서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병원 의료진은 산소 투여, 스테로이드 정맥주사 등의 치료를했지만 김씨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돼 뇌출혈 과다, 뇌부종으로 인한 뇌탈출 등의 소견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
김씨는 2005년 사고 이후 2013년 6월 현재까지 8년여간 식물인간 상태로 생명 유지중이다.
김씨의 남편과 세 자녀는 의료사고 직후 병원을 상대로 민사소를 제기했다.
당시 재판부는 "김씨가 뇌혈관질환 증상을 보였음에도 뇌압-혈압 조절을 위한 약물치료 등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며 병원측 패소를 선고했다.
전소 재판부는 사고 이후 김씨의 향후 기대여명을 2009년까지 4년으로 계산해 병원에 총 9035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환자측은 기대여명 종료 시점인 2009년 이후에도 김씨가 생존하자 이에대한 병원의 추가 책임부분을 묻기위해 다시 한 번 소송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두 번째 소송에서도 환자 승소를 판결, "병원은 김씨의 기대여명 종료일 이후 새로운 여명 종료일까지 추가로 발생한 치료비, 보조구 구입비, 간병비 등 배상 책임이 있다"며 "신체감정 결과 김씨의 여명이 향후 4.94년으로 예상되므로 병원은 2017년까지 계산한 손해배상금을 김씨와 남편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