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구조사 의료행위 병원 '유죄·과징금'
법원 '불법의료 방치한 병원에 내린 지자체 징계는 적법'
2013.07.29 20:00 댓글쓰기

응급구조사에 마취, 수술 부위 봉합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시킨 병원이 법원, 검찰, 보건복지부의 징계는 물론 지역 관청으로부터도 과징금 처분을 받게됐다.


병원과 의료진은 "검찰 기소유예 처분만을 근거로 지역 시가 병원에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의료법상 관청의 처벌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시했다.


청주지방법원 행정부는 某종합병원이 제천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병원측 주장을 기각하면서 "관청이 병원에 내린 과징금은 적법하다"고 선고했다.


무면허 의료행위를 묵인 또는 방치한 병원은 법원이나 복지부 뿐아니라 지역 관청의 징계범위에도 포함된다는게 판결의 핵심이다.


종합병원 일반외과 전문의 A씨는 얼굴이 찢어져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를 진료하면서 응급구조사에게 마취를 지시하고 의료용 바늘과 나이론 실을 이용해 18바늘을 봉합하게 하는 등 무면허 의료를 명령했다. 응급구조사의 불법 의료행위는 약 12일 동안 두 명의 환자에 3회에 걸쳐 시행됐다.


무면허 의료행위와 관련, 의사 A씨는 의료법 위반 교사죄로 청주지법 제천지원으로부터 200만원 벌금형과 함께 복지부로부터 의사 자격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어 검찰은 응급구조사는 의료법위반죄로, 간호조무사는 응급구조사의 불법 의료행위를 도왔다는 의료법위반 방조죄로 각자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으며 병원 역시 기소유예를 피할 수 없었다.

 

제천시는 검찰 기소유예를 근거로 병원의 업무정지 1개월 15일을 통지했고 병원은 "입원환자와 외래환자의 지속적 진료를 위해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으로 처분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제천시는 병원측 주장을 받아들여 업무정지 1개월 15일에 갈음하는 2193만원 과징금을 명령했고 병원은 이를 지불했다.


하지만 그 후 병원은 "제천시가 검찰 기소유예를 근거로 병원 업무정지 처분을 명령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행정소를 진행했다.


병원측은 "의료법에는 병원이 무면허 의료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사와 직원들에 교육을 시행하는 등 주의의무를 다한 경우 처벌할 수 없다고 적시됐는데도 관청이 처분을 내렸다"며 "의사와 직원들이 병원의 지시를 어겨 독단적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는데도 병원에 처분내리는 것은 제천시의 재량권 남용"이라고 피력했다.


법원은 병원측 주장을 모두 기각, 제천시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병원은 2008년에도 동일한 무면허 범죄 전력으로 의사 및 응급구조사 처벌 받은 점 △이번 무면허 의료행위는 채 2주가 못되는 짧은 기간 안에 세 차례나 시행된 점 △불법 의료행위는 체계를 갖추고 의사와 응급구조사, 조무사 등 직원 다수가 관여해 진행된 점 등을 지적했다.


이어 "제천시는 병원의 요구대로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으로 처분을 시행했고 기소유예의 경우 원 처분기준(3개월)의 1/2을 감경해주는 규정대로 1개월 15일의 처분기간을 설정했고, 병원측 요구사항인 업무정지를 갈음하는 과징금 처분을 받아들였으므로 재량권 남용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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