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에 심전도검사 시킨 병원장 '된서리'
법원 '전문성·정밀성 요구돼 의료기사만 시행 가능'
2013.07.24 12:10 댓글쓰기

법원이 임상병리사가 아닌 간호조무사에게 환자의 심전도 검사를 맡긴 병원장의 의사면허 정지는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놨다.

 

병원장은 "간호조무사에 심전도 검사 전체를 맡긴게 아니라 단순 보조업무만 시켰다"고 주장했지만 사건 당사자인 간호조무사들이 "검사 전부를 시행했다"고 법정 진술한 것이 판결의 향배를 갈랐다.


서울행정법원 제6부는 최근 某요양병원장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원장에 의료기사법 위반을 적용, 패소를 선고했다.


심전도 검사는 향후 바른 진료를 위해 정확한 판독이 필요한 만큼 전문성과 정밀성이 요구되므로 의사 및 임상병리사만이 수행해야 한다는 게 판결의 핵이다.


복지부는 현지조사를 통해 의료기사가 아닌 조무사에게 심전도 검사를 시행케 한 뒤 요양급여비를 청구한 요양병원장 김某씨에 의사면허 자격정지 15일 처분 사유가 담긴 사전통지서 및 의견제출서를 보냈다.


이에 김씨는 "간호조무사는 심전도 검사 시 환자 이동을 돕고 정리정돈 하는 등 보조업무만 했고 실제 검사는 임상병리사가 했다"는 내용의 의견제출서와 환자들의 사실확인서를 복지부에 제출했다.


복지부는 "해당 병원에 소속되거나 입원중인 조무사, 환자들의 사실확인서 등은 객관적이지 않으므로 김씨의 의견제출서는 인정할 수 없다"며 행정처분을 진행했다.


결국 김씨는 행정소를 진행해 "간호조무사들은 의사의 처방 및 지시에 따라 심전도 패치를 환자 몸에 붙였을 뿐 조무사들이 단독으로 검사 시행한 것 아니다"라며 "또 현지조사 후 4년 4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처분을 진행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피력하며 법정에 섰다.

 

하지만 간호조무사들은 김씨 주장과 정반대로 진술했다. 병원 개설 당시부터 근무했던 간호조무사 강某씨는 "외래 병실 환자의 심전도 검사 전건을 촬영했다"는 자필서를, 후임 김某씨는 "의사 처방이 나면 심전도 패치를 붙이고 검사 실시 후 결과지를 차트에 부착하는 등 업무를 시행했다"는 확인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환자의 몸에 패치를 부착하는 일은 유도전극 부착, 교류장애, 근전도 혼입 등 오류를 막기위한 것으로 검사 보조행위가 아니라 전문의료행위"라며 "작동 버튼을 누르거나 검사결과를 출력하는 역시 의료행위이므로 의사나 의료기사만이 수행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간호조무사들의 진술이나 병원장의 인정사실을 종합할 때 간호조무사에게 심전도 검사를 시행케 한 후 요양비용을 부당 청구한 사실이 확인된다"며 "복지부는 원장에 행정처분에 대한 통보 및 안내를 지속적으로 해왔으므로 4년 4개월이 지났다고 해서 처분이 위법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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