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 공약이 수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인·환자단체 등이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움직임은 박근혜 정부의 고정 지지층인 노인단체와 4대 중증질환 진료비의 가장 큰 이해당사자인 환자단체에서 강한 불만을 표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지난 7일 노년유니온을 비롯한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등 4개 단체는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약 이행을 요구했다.
이어 12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총 8개 환자단체도 성명을 통해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을 공약대로 실천할 것을 촉구했다.
노인·환자단체가 박 당선인을 향해 반발하고 나선 것은 인수위원회가 기존에 알려진 내용과 달리 "주요 비급여 항목을 국가가 책임지지 않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노인단체는 “이미 암 질환과 희귀난치성 질환의 법정본인부담률은 5~10% 정도로 낮다. 그럼에도 환자들이 병원비 부담을 느끼는 것은 비급여 진료비 때문이다”라며 “비급여를 국가가 부담하지 않는다면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 공약은 사실상 폐기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의료공약은 노인에게 절실한 정책이다. 약속 실현을 기대하며 투표했던 노인들의 분노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도 “인수위는 의료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지 오래다”라며 인수위의 실태 파악을 꼬집었다.
이어 “3대 비급여 모두를 해결하는 게 큰 부담이 된다면 선택진료비부터 해결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제언한 뒤 “공약 수정을 하든 그렇지 않든 하루 빨리 정책을 결정해 더 이상 환자와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직 인수위는 지난 6일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부담 공약에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취지는 국민이 부담을 느끼는 질병치료에 꼭 필요한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보장하는데 있으며, 필수적인 의료서비스 이외에 환자의 선택에 의한 부분은 보험급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