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은 결과적으로 부결됐지만, 의협 회원들의 추 회장에 대한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임시 대의원총회가 의협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건물 밖에서는 추 회장의 탄핵과 문재인 정부의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의 중단을 촉구하는 농성이 열렸다.
김승진 비급여 비상회의 공동의장은 "전국민 건강보험이 시행되고, 의악법이 시행되고, 이어 비급여의 국가통제가 시작된다"며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음에도 현 의협 집행부는 다르게 행동하고 있다"고 집행부를 질타했다.
아울러 "국가가 잘못하는 일에 대해 전문가가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전문가로서 끝까지 우리 의견을 주장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석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보건복지부가 최근 의료수가 및 원가 연구를 의협과 공동으로 진행하자고 했는데, 복지부는 의료원가를 전혀 모르거나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무슨 근거로 수가 정상화를 시켜준다고 약속했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회장은 "과거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에서는 의료수가가 원가의 75%, 연세대학교 산하협력단에서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요양기관 추정 원가보전율은 69.6%에 불과하다고 한다"며 "복지부가 원가를 잘 모르면, 이 자료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빨리 드리고 대통령이 약속한 수가 적정화를 최우선으로 해결하는 구체적인 정책을 즉각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보다 구체적으로 필수의료 원가 보상을 위한 재정추계와 적정수가 보장대책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라"면서 "복지부가 의협과 공동으로 원가 연구를 하자고 제안했으니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동욱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는 "의료계의 일관된 요구는 OECD 최저인 원가 69%에 불과한 부끄러운 진찰료이다. 의료수가부터 정상화 하고 남는 돈이 있으면 비급여에 대한 보장성을 강화하라는 것"이라며 "정부가 정말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면 필수 치료인 급여의 본인 부담금부터 없애 보장률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전문가 단체인 의사와 단 한 마디도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의사를 조롱하듯 발표하고, 기존 저수가 의사를 착취하려는 듯 저수가에 대한 정상화 예산은 30조6000억원에 한푼도 없다는 말을 어떻게 시도회장을 모아놓고 뻔뻔하게 할 수 있냐"고 복지부를 맹비난했다.
그는 또한 "의협 회원들의 간곡한 외침에도 정부를 향한 투쟁에 나서지 않던 추무진 회장이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이 발의되자 그날 저녁에 천막을 치고 단식에 나섰다"라며 "누구를 위한 단식인가. 자신의 불신임을 감행하는 회원들에 대한 반대인가"라고 반문했다.
기동훈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정수가를 약속한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정부는 국민에게 현재보다 많은 건건보험료 인상이 필요하고, 지난 50년간 의료보험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의사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희생했는지를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사들이 지속가능한 건보재정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리고 그 희생 뒤에서 국민과 의사들을 이간질하며 복지부나 건보공단, 심평원이 호화청사를 늘리고 재정을 무분별하게 쓰고 국민건강보험료를 얼마나 흥청망청 썼는지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추무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부결되자 이들은 현 집행부 및 대의원들을 거듭 질타하고 나섰다.
최대집 비상회의 공동의장은 "비급여 전면 급여화에 대해 그 의미를 제대로 알았다면, 이렇게 추 회장의 불신임안을 부결하는 망발은 없었을 것"이라며 "의료계의 압도적인 민심을 외면하고 반동적 결과를 만들어낸 대의원회를 엄중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은 의사들의 헌법적 자유를 침해하는것은 물론 진료권을 훼손하고, 의학적 원칙과 양심에 따른 진료를 못하게 만든다"라며 "의사들의 생존권을 근본에서 위협하는 최악의 정책"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