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수가 차등화' 의료계 우려 현실 예고
2012.02.06 03:16 댓글쓰기
올 상반기 중 의료장비 사용과 관련한 건강보험 급여 청구시 해당 장비의 코드번호 기입이 의무화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부터 추진된 의료장비 코드표준화 사업을 두고 "오래된 장비의 수가를 깎거나 차등화 두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의료계의 반응이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였던 '의료장비 코드화 작업'이 무리없이 진행돼 이달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의료기관 참여가 늘면서 실사 등의 계획은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관 방문시 바코드 부착상태 확인 등을 정기점검 항목에 넣을 계획이다.

앞서 심평원은 의료장비 코드표준화 사업의 일환으로 의료기관 3만4000곳, 특수의료장비 및 진단방사선발생장치 등 15종의 특수장비 총 9만2000여대에 대한 개개 장비 식별 바코드 라벨을 제작, 해당 요양기관에 발송했다.

아울러 1월말까지 부착완료 사실을 통보하도록 협조 요청했다. 하지만 의료장비 코드화가 향후 장비 수가차등화 등과 연계될 것을 우려한 의료계가 작업을 미루면서 코드부착 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지난달 중순까지 통보 기관이 전체 기관의 절반에 그치자 심평원은 바코드 미부착 기관에 대한 재안내를 실시, 참여를 독려해 왔다. 아울러 "전국 7개 지원의 협조를 얻어 2월 중 기관방문 등 현지확인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압박 수위도 높였다.

그 결과 2월 현재 3만 곳 이상 의료기관에서 통보해 왔으며, 누락 또는 부착 후 통보를 하지 않은 기관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부착율은 9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심평원은 이달 말 코드화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올 상반기 중 급여 청구시 바코드 부착 의무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병원협회 등과 이미 수 차례 협의를 가졌으며 고시 개정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계의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바코드를 모든 장비에 부착한데 이어 부착된 바코드를 급여 청구시 기재하도록 한다고 하니 "수가차등을 위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심평원은 현재 복지부의 연구를 위탁받아 의료장비 관리체계 개편을 위한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면서 "개별장비에 대한 현황파악이 어려워 현실화하지 못했던 의료장비 수가차등화 작업은 기정사실화 됐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 자원평가실은 "급여청구시 장비 바코드를 첨부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바코드에서 확인되는 장비의 노후연한을 가지고 수가에 제동을 가한다면 새 장비 도입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라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만약 의료장비 관리방안의 일환으로 수가차등화가 진행된다면 일단 장비의 내구연한보다는 의료영상의 품질, 사용자의 숙련도 등이 골고루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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