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최대 수혜자로 지목됐던 ‘삼성’이 정작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시범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시범사업 대상 환자가 워낙 소규모로, 장비 수요가 미미할 뿐만 아니라 아직 전격 허용이 요원한 만큼 삼성의 시장 진출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부터 실시하고 있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장비 제공 업체 명단에는 삼성이 포함돼 있지 않다.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에게는 원격모니터링시스템 및 화상상담 등 통신 기능을 탑재한 노트북이, 환자에게는 혈압계, 혈당계, 활동량측정계 및 전송장치 등이 지원됐다.
복지부는 장비 업체 선정을 위해 공모를 진행했고, 복수의 업체가 최종 선정돼 의료기관 및 환자들에게 장비를 제공 중에 있다.
삼성의 경우 이번 원격의료 시범사업 장비 업체 공모에 아예 지원 조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원격의료가 공론화될 때마다 장비 및 서비스 업체에게 대박사업이 되고, 그 수혜는 삼성에게 돌아갈 것이란 지적이 계속됐던 만큼 삼성의 원격의료 참여는 늘 세간의 관심사였다.
실제 정부가 원격의료법안을 추진할 당시부터 삼성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올 상반기 심장박동 측정 기능이 탑재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5'가 의료기기에서 제외되면서 특혜 논란은 더욱 가열됐다.
의료계 및 의료기기업계에서는 일단 삼성이 이번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직접적인 참여를 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계 최고 수준인 삼성의 IT와 모바일 기술을 접목시킨다면 충분히 원격의료를 포함한 헬스케어 사업 발전 가능성이 절대적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의료와 바이오, 헬스케어를 신수종 사업으로 지목한 이후 관련 투자 확대 및 사업화에 주력하고 있는 중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역시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삼성은 현재 의료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많은 연구개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많은 국가들이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지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의료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다면 엄청난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원격의료 시장 진출에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이나 여론의 시선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단 원격의료 보다는 의료산업 진출을 본격화한 영상진단 분야에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원격의료 사업에 시동을 걸겠다는 이야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며 “선택과 집중에 있어 영상진단장비가 최우선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정과 병원을 연결하는 방식인 원격의료의 경우 영상진단장비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며 “단적인 예로 혈당측정기의 경우 아직 개발계획 자체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