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개발한 국산 당뇨 신약 ‘엔블로(성분 이나보글리플로진)’가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15개국, 2030년에는 50개국 진출이 목표다.
대웅제약은 당뇨 신약 엔블로를 러시아와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나라들에 수출한다.
대웅제약은 작년 12월 1일 러시아 제약기업 파마신테즈와 러시아 및 CIS국가(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6개국에 대한 엔블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파마신테즈는 러시아 톱5 제약사로 러시아와 CIS 전역에 유통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다. 계약 규모는 총 6000만달러(771억원), 계약 기간은 2033년 11월 29일까지다. 대웅제약은 파마신테즈를 통해 현지 국가에서 엔블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러시아·CIS 당뇨의약품 시장은 2021년 약 9,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엔블로와 같은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9년 이후 연평균 32% 성장하며 2021년 1,4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와 CIS에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해 5월 국내서 엔블로를 출시한 이후 6개월 만에 글로벌 8개 국가 진출을 확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에는 엔블로 품목허가를 제출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 Global MIDAS)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사우디아라비아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약 1조 2,200억 원으로 중동에서 가장 크다.
여기서 엔블로가 속한 SGLT-2 억제제 계열 시장은 1,534억 원대로 지난 2년간 약 2배 이상 성장하며 주목 받고 있다.
이외에도 대웅제약은 아세안 4개국에 엔블로 허가 제출을 완료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 가속화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대웅제약 전승호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 품목허가 신청은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품목허가 신청에 이어 반년도 되지 않은 시점의 쾌거”라고 평가했다.
전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중동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아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가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 병원서도 처방 증가…“엔블로 패밀리 구축 속도”
대웅제약은 엔블로는 국내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제품 출시 3개월만에 빅4 대형병원 랜딩에 성공했다.
지난해 8월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을 인정받아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종합병원의 약사위원회(DC)를 연이어 통과했다.
엔블로는 서울 주요 대형병원을 비롯해 전국 주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등 40개가 넘는 병원 약사위원회를 통과했다.
대웅제약은 엔블로 처방처를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2023년 4분기부터 매출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엔블로는 임상 연구에서 체중 및 혈압 감소·지질 프로파일 개선·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를 보였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동일 계열 약물 대비 우수한 혈당 강하효과 및 단백뇨 개선효과를 확인했다.
대웅제약은 처방 의료기관을 신속하게 넓혀나가는 동시에 엔블로 패밀리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SGLT-2 억제제인 이나보글리플로진와 DPP-4 억제제 성분인 제미글립틴 복합제 개발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제미글립틴은 LG화학이 개발한 블록버스터 당뇨 신약이다. 대웅제약은 해당 복합제(DWJ1563)의 임상 1상에서 투약 안전성을 확인했다.
임상 1상은 생동성 시험으로 엔블로·제미글립틴 복합제 한 알을 먹을 때와 엔블로와 제미글로를 각각 먹었을 때를 비교했다.
건강한 성인 40명을 무작위로 나눠 교차 검증한 결과, 엔블로·제미글립틴 복합제 안전성과 생체 이용률(또는 흡수율)은 엔블로와 제미글립틴을 따로 먹었을 때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제 한 알로 각각 복용했을 때와 동일하게 ▲혈중 약제 농도와 지속 시간 ▲최고 혈중 농도(Cmax) 지표를 유지했다. 의약품동등성기준을 충족시킨 결과다.
대웅제약은 앞서 지난 11월에는 엔블로와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2제 복합제 ‘엔블로멧서방정’을 출시했다. 엔블로정 국내 출시 후 6개월 만에 복합제를 내놓은 것이다.
오리지널 개발 제약사들의 SGLT-2 억제제 계열 단일제-복합제 출시 간격이 대개 1년 이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다.
엔블로멧 약가는 611원으로 단일제 엔블로와 같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며 이나보글리플로진(0.3mg)과 메트포르민염산염(1000mg) 병용투여가 적합할 경우 혈당조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식사요법 및 운동요법 보조제로 허가받았다.
엔블로멧 서방정은 서방형 복합제임에도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크기를 최소화했다. ‘이중방출 기술’, ‘이층정 기술’도 적용했다. 약물 간 상호작용을 줄여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최근 발매된 엔블로멧 복합제를 시작으로 엔블로·제미글로 복합제 등 라인업 확장에 집중해 엔블로 패밀리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생물학적동등성이 입증된 만큼 지속해서 성장하는 복합제 수요에 발맞춰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당뇨 신약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