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산상 수상자로 24년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병원 운영과 의료봉사를 펼치며 약 40만 명의 주민들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헌신해온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임현석 원장이 선정됐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24일 제36회 아산상 수상자인 임 원장을 비롯해 의료봉사상에는 의료 사각지대 환자들을 위해 무료진료병원에서 51년간 의료봉사를 한 요셉의원 고영초 원장, 사회봉사상에는 26년간 개발도상국 저소득 주민들의 자립과 역량강화에 힘쓴 국제개발 NGO 지구촌나눔운동(이사장 김혜경)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 또는 단체를 격려하는 의미에서 지난 1989년 아산상을 제정했고, 각계의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후보자 공적에 대한 종합심사를 거쳐 제36회 수상자를 선정했다.
제36회 아산상 시상식은 오는 11월 25일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개최된다.
임 원장에게는 3억 원, 고영초 원장과 지구촌나눔운동에는 각각 2억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3개 부문 수상자 15명에게도 각각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는 등 6개 부문 수상자 18명(단체 포함)에게 총 10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아산상 임현석 원장, 우간다 빈민가 주민‧장애인 등 무료진료
이번에 아산상을 수여한 임 원장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2000년 열악한 의료환경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우간다로 떠나 의료혜택에서 소외된 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질병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임 원장은 경북의대 재학 시절부터 아프리카의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꿈꿨다. 지난 1999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던 해에 우간다에서 활동 중인 학교 선배로부터 우간다의 의료환경과 현지 병원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그 꿈을 실천하기로 결심했다.
마침내 임 원장 지난 2000년 6월 다니던 병원을 그만두고 의대 동기인 부인과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우간다로 떠나 최대한 많은 환자들이 쉽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2002년 1월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 베데스다 클리닉을 개원했다.
5명 직원으로 출발했던 작은 병원은 2013년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확장됐다. 명칭도 베데스다 메디컬센터로 변경했으며, 현재 6개 진료과 37명의 의료진과 직원들이 근무하며 월 평균 1900여 명, 누적 약 30만명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았다.
현지 사립병원의 30~50% 비용으로 일반 환자들을 치료하고, 빈민지역 주민이나 장애인 등은 무료 진료하고 있다.
우간다에는 의사와 의료시설이 없는 무의촌이 많다. 임 원장은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소외지역 주민을 위해 먼저 무의촌 섬 지역에 진료소를 세워 지금까지 15년간 4만5000여 명의 주민들을 치료했으며, 내전을 피해 우간다로 들어온 난민들의 정착지역 등에서 의료캠프도 진행해 지난 23년간 3만8000여 명을 치료했다.
임 원장은 뇌전증 소아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1년간 경북대병원 소아신경과에서 전임의 수련을 받은 후 2022년 5월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내에 뇌전증 클리닉을 개설했다.
또 의료진이 부족한 우간다 뮬라고국립병원 소아과에서 월요일과 목요일에 자원봉사 의사로 활동하는 등 현지의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끊임없이 활동 범위를 넓혀왔다.
의료봉사상 고영초 원장, 51년간 의료봉사…은퇴 후 방문진료 전념
의료봉사상 수상자인 고영초 원장은 신경외과 전문의로 근무하며 주말과 야간시간 등을 이용해 51년간 의료봉사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3만여명의 의료 사각지대 환자들을 치료했다.
그는 지난 1973년 서울의대에 입학해 가톨릭학생회 활동으로 봉사를 시작했고, 2023년 은퇴할 때까지 정기적으로 무료진료병원인 요셉의원, 전진상의원, 라파엘클리닉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해왔다.
고 원장은 지난해 2월 건국대병원 자문교수 은퇴 후 3월에는 그동안 봉사자로 참여해오던 요셉의원에 원장으로 취임해 제2의 봉사인생을 살고 있다. 특히 요셉의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고령의 노인과 거동 불편 주민들을 위해 찾아가는 방문진료에 전념하고 있다.
고 원장은 의료봉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로 재직하던 2006년에는 의료봉사를 주제로 사회의학 강좌를 정식수업으로 개설해 의대생들에게 의료봉사에 대한 동기를 부여했고, 무료진료병원에서 봉사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학생들과 병원 직원들로 구성된 봉사동아리 '감사'를 만들었다.
사회봉사상 지구촌나눔운동, 베트남 '암소은행'으로 저소득주민 자립 지원
현재는 베트남을 비롯해 몽골, 동티모르, 르완다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8개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구촌나눔운동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베트남에서 진행한 '암소은행'이 있다. 저소득 주민에게 암소 구입비용을 저리로 대출해주고, 상환금은 다른 가정의 암소 구입비로 대출해주는 순환형 소액대부사업으로 현지 주민의 소득을 증진하는 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