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애니메디솔루션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상장위원회 상장예비심사에서 탈락하며 코스닥 입성에 실패했다. 회사는 재도전 의지를 밝혔으나 당장은 걸림돌로 작용한 '실적'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던 애니메디솔루션이 상장위 상장예비심사에서 미승인을 받고 지난 4월 15일 자진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코스닥시장위원회 최종 심사에 도전할 수 있으나 결국 자진 철회를 선택했다.
2016년 창립한 애니메디솔루션은 3D프린팅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환자 맞춤형 수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현재 상용화 제품 10여종과 임상 적용 제품 20여종, 50종 이상 제품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선천성 심장질환 시뮬레이터, 유방암 부분절제 수술가이드, 안와골절 임플란트가이드 등이 신의료기술과 혁신의료기술로 승인받으며 시장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실제 애니메디솔루션은 지난해 9월 기술성평가에서 A, A 등급을 받으며 무난하게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상장예비심사에서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회사는 결정적으로 실적에서 발목이 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애니메디솔루션 관계자는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협의해 지난 15일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면서 “최근 잇따른 신약 기업들의 상장 철회 소식에 매출 실적이 유일한 걸림돌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애니메디솔루션은 당장 재도전 의사는 밝히지 않은 상태다. 서두르지 않고 시장 성장성이 높은 제품에 집중해 견실한 실적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중 유일하게 신의료기술 보험 등재로 시장 진입을 이뤄 낸 성과가 기술특례상장와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으나 올해는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상용화 제품의 매출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애니메디솔루션이 상장에 실패하면서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의료 AI 업체 루닛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루닛은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으나 지금까지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상장심사가 2~3개월 내 끝나는 점을 고려하면 심사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루닛은 상장예비심사 청구 전 프리 IPO 라운드에서 국내외 투자자에서 720억원대 자금을 끌어모은 데 이어, 장외에서 5000억원에 가까운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상태다.
최근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GE헬스케어, 필립스, 후지필름 등과 협업체계를 구축하며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최근 국내 증시 상황과 바이오 기업 투자 심리 위축 등 시장 환경이 악화하면서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유니콘 특례상장 1호로 기대를 모으던 보로노이도 상장 예심을 통과했으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실패로 IPO를 접고 다음을 기약한 상황이다.
특히 루닛은 지난해 매출 66억원, 영업손실 45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보이고 있다. 매출은 전년 대비(14억원) 약 364% 성장하며 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영업손실도 전년 대비(210억원) 2배 가량 증가했다.
다만 루닛은 코스닥 상장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입장이다. 특히 상장심사가 지연되는 현상은 기업 문제가 아닌 기술특례 기업 상장심사 청구가 몰린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루닛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하면서 예상했던 시기보다 심사가 미뤄지진 것은 사실이나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