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상 진료를 받은 췌장암 환자가 10명 중 3∼4명에 불과했다는 환자단체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췌장암은 암 질환 중에서도 발견이 늦고 치료 역시 힘든 암종으로 알려졌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한국췌장암환우회가 지난 4월 24일부터 28일까지 췌장암을 치료 중인 전국의 30∼80대 환자와 보호자 189명을 대상으로 의료 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조사한 결과, '정상적으로 진료를 받았다'고 답한 인원이 66명(34.9%)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나머지 응답자 123명은 외래·입원·항암 치료 지연 등 1가지 이상(중복 응답 가능)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사례 중 '외래 지연'이 34명(18%)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규환자 진료 거부'(23명, 12.2%)가 뒤를 이었다. 이 중7명은 최초 암 진단 후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지 못했다.
항암 치료가 지연됐다고 답한 인원은 22명(11.6%)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절반인 11명은 '항암 치료가 1주 이상 지연됐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11명은 '2주 이상 지연됐다'고 응답했다.
병원에 입원해 항암 치료를 받다가, 주삿바늘을 달고 집에서 항암제를 맞는 진료 방식으로 바뀐 환자는 22명으로 나타났다.
항암제 등을 주입하기 위해 정맥에 삽입하는 기구인 케모포트로 인한 통증으로 응급실에 내원했으나, 영상의학과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집으로 돌려보내진 사례도 있었다.
협의회는 "암이라고 판정 받은 직후 정신적으로 충격이 큰 환자들이 치료 받을 병원마저 찾기 힘든 처지에 놓였다"면서 "정부와 병원은 중증·응급 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다고 하지만, 신규 환자 거부와 응급환자 거절을 경험했다는 답변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의료 현장의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의사들은 휴진을 철회하고 현장으로 복귀해 환자 치료 대책을 논의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