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많은 치료제들이 개발 중이고, 첨단 디지털 기술 또한 치매 극복에 대한 희망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20년 후 치매도 1대 1 맞춤치료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대한치매학회가 향후 20년을 내다보며 새 비전을 선포했다.
대한치매학회 양동원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은 13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학회의 새로운 핵심 가치로 '전문성, 공헌, 존중, 협력'을 제시했다.
그는 “유수 학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제 컨퍼런스 등을 개최하고자 한다”며 “치매안심센터 등 국가 치매 관련 정책에도 적극 목소리를 개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치매는 여러 직능과 호흡해야 하는 만큼 존중이 중요하다"며 "학회는 다양한 직능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는 만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학회는 이미 글로벌 학술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실제 최근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미국 알츠하이머연합 최고과학책임자 마리아 까리오 박사가 참석한 가운데 협약식을 진행했다.
타 학회와의 호흡도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 대한정신노인의학회와 젊은 연구자를 대상으로 치매 교육을 진행해왔고, 앞으로 치매를 다루는 정신노인의학회 회원들과 협력 기회를 모색키로 했다.
양동원 이사장은 “그동안 치매 치료는 어둠 속을 헤맸지만 2023년은 우리나라 치매 치료의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에자이·바이오젠 ‘레카네맙’, 로슈 ‘간테레누맙’, 일라이 릴리 ‘도나네맙’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치료제가 허가를 앞두고 있고, 젬백스·아리바이오 등 국내 기업들도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미국에서 승인된 ‘아두카누맙’은 각종 부작용·효능 논란 때문에 국내 수입이 불투명해졌지만 고용량군에서 효과가 있었다는 점은 치료의 전환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 등 디지털 진단기술의 가파른 발전 속도 역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PET 가성비가 좋은 만큼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대1 맞춤치료 포함 패러다임 변화, 상담수가 필요
‘치매로 고통받지 않는 세상’ 위해 노력
국제학회 도약 시동 계기 마련···美 학술단체와 협약
2023년 치매 치료 변곡점, 치료제 잇단 승인 예정
치매 치료를 위한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를 행하기 위한 세심한 상담이 치료 관건이 된다. 이는 대한치매학회가 희망하는 1대 1 맞춤치료를 위한 발판이기도 하다.
양동원 이사장은 “항상 특수한 개인 상황이 있다. 신체적, 환경적 문제가 각각 다른 만큼 환자 상담에 약 50분 정도가 걸린다. 상담료 수가 개발이 필요한 이유”라고 힘줘 말했다.
학회는 치매가족 심층상담치료 도입을 진행 중이다. 그는 “보호자는 보이지 않는 환자다, 이들은 가족이 처음 치매를 진단받은 경우 정보를 제공받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질환·치료·예후. 응급상황 대처, 재가인지중재치료 및 운동, 스트레스 조절, 노인장기요양보험, 성년후견인제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등 알려드릴 사항이 많다”고 덧붙였다.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정보 제공을 위해 학회는 지난해 1월부터 유튜브 채널 ‘기억을 부탁해’를 운영하고 있으며,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다.
양동원 이사장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에 대한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현재 약 254만명 규모로 추산된다.
그는 “복지관·치매안심센터 등에서 검증되지 않은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며 “인지중재치료를 급여화하는 등 치매국가책임제의 전반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등록이 아니라 관리가 중요하다. 치매는 발생 전(前) 인지중재치료를 통해 관리해야 하는데, 큰 병원은 돈이 안 되니 안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