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수천장 내지 수백장 불법 처방한 의사들에게 1심 선고가 가볍다며 항소했다.
펜타닐 등 마약에 대해 강하게 처벌하겠다는 검찰의 엄벌 기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임선화 부장검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마약) 등 혐의로 기소된 가정의학과 의사 신모(59)씨와 정형외과 의사 임모(42)씨에 대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신씨는 304차례에 걸쳐 패치 4826장, 임씨는 56차례에 걸쳐 686장을 김모(30)씨에게 처방해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각각 징역 2년과 추징금 650여만원,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허리디스크 통증이 있다는 김씨 말만 듣고 진료 없이 펜타닐을 처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신씨가 처방한 펜타닐 패치는 연간 처방 권고량인 120매 기준으로 40년 치에 이른다. 신씨는 의료용 마약을 불법 처방한 의사가 구속기소된 첫 사례기도 하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신씨에게 “의사 지위를 이용해 오랜기간 제대로 된 진단 없이 마약류 약물을 처방해 개인적 이익을 취했다”고 질타했다.
또 임씨에게는 “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실을 알았는데도 1년이 넘도록 고용량 패치를 처방했다. 다른 약물과 치료 방법을 시도하지 않고 계속해서 약을 처방해준 점에 비춰볼 때 치료를 위해 패치를 처방했다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검찰은 신씨와 임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1년을 구형했으나 법원 선고형은 이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검찰은 “의사의 마약범죄가 사회에 미치는 해악과 비난 가능성이 큰 점, 의사로서 책임을 저버리고 직업윤리를 심히 훼손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1심 선고형은 지나치게 가볍다”며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항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