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정 갈등과 진료대란 장기화로 국가자격 전문약사 수련교육병원 지정도 기약없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처럼 일정 수련·교육을 거쳐야 전문약사 자격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 만큼 보건복지부가 수련교육병원을 별도 지정해야 하지만 최근 대립 상황으로 협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전문약사 자격시험 주관 기관인 한국병원약사회(회장 김정태)는 2024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전문약사제도 관련 진행 상황을 공개하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제1기 국가자격 전문약사 시험에서 9개 전문과목 분야 481명이 배출됐다.
이날 민명숙 병원약사회 전문약사운영단장(삼성서울병원 약제부장)은 "전문약사제도 안착이 최근 의료대란 등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인해 늦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 단장은 “지난해 8월이 돼서야 병원약사회가 시험 주관기관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많이 촉박했다”면서 “잘 치를 수 있을지 우려도 많았지만 많은 분들 도움으로 첫발을 잘 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치러질 2회 시험에서는 작년의 경험과 남은 충분한 시간을 토대로 더 충실하게 전문성을 검증하는 문제 출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9개 전문과목 481명 배출됐지만 보건복지부 평가 등 지연"
"2기 신규 응시자, 전공의처럼 특정 수련교육병원서 일정기간 교육 필요"
문제는 전문약사 수련교육병원 지정이 늦어지면서 신규로 전문약사가 되고자 하는 약사들 진입이 차단되고 있는 점이다.
앞서 보건복지부 고시로 병원·종합병원·요양병원·정신병원·군 보건의료기관 등 병원급 의료기관이 전문약사 실무경력 인정기관으로 지정됐다.
다만 신규 응시자의 경우 전공의처럼 특정 수련교육병원으로 지정된 곳에서 일정 기간 수련과 교육을 거쳐야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민 단장은 “지난해 병원약사회와 한국약학교육평가원(약평원)이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평가인증기관 지정, 올해 수련교육병원 지정 등의 계획을 알렸다”면서 “신규약사들이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길 바랐는데 최근 의료계 문제로 다소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 단장은 “만약 지난해 우리 병원 중환자 분야가 수련교육 기관으로 지정됐다면 거기서 수련한 약사는 올해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는데 신규 약사들은 그저 기다리고만 있다”고 답답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아직 큰 불이 남아 있어 이해는 하지만 우리는 최대한 빨리 지정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수련교육기관 지정 신청을 위해서는 의료기관이 각 전문과목에 해당하는 업무현황을 제시해야 한다. 이에 지정이 진행되면 병원약사회는 회원 병원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민 단장은 “약평원 전문약사운영단도 전문약사위원회로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커리큘럼·교육자 등 수련교육병원으로 지정될 수 있는 요건에 대해서는 검토해 시급히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전문약사 과목은 ▲내분비 ▲노인 ▲소아 ▲심혈관 ▲감염 ▲정맥영양 ▲장기이식 ▲종양 ▲중환자 ▲통합약물관리 등 10개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