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 의료AI 인프라 구축 확대…임상 활용 확대
2024.07.28 19:22 댓글쓰기



지난 2016년 9월 가천대 길병원의 IBM ‘왓슨 포 온콜로지’ 국내 최초 도입 후 의료에 인공지능(人工智能, Artificial Intelligence, AI)를 적용코자 하는 시도는 수히 이뤄졌다. 왓슨 도입 이후 임상진료 현장에서 AI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무용론부터 기술력 고도화가 더 필요하다는 시기상조론까지 다양한 해석이 제시됐다. 이후 2022년 11월 출시된 챗GPT 등장은 일거에 의료 AI 무용론을 불식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 회장의 “쳇GPT는 인터넷만큼 중대한 발명으로 세상 바꿀 것”이라는 발언으로 더욱 이목이 쏠렸다. 그로부터 10년이 채 안되는 시간에 의료 AI를 바라보는 시선이 일거에 변한 셈이다. [편집자주]


현재 빅5병원을 필두로 한 대학병원도 AI 인프라 및 기기 도입에 여념이 없다. 환자 관리부터 임상현장에 직접적인 활용을 위한 세부적인 기술의 연구개발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병원들과 산업계 협업이다. 개발 기술이 실질적으로 임상현장에 사용될 수 있도록 전문의 의견을 반영해 이용 격차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향후 임상 현장에서 AI는 진단, 치료, 환자관리, 병영경영 등 각 분야에서 높은 활용도가 점쳐지고 있다.


다수 AI 관련 논문에서 의료분야 주목되는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10가지 이점은 ▲향상된 임상 진단 ▲질병 조기 발견 ▲맞춤형 치료 계획 ▲혁신적인 의료영상 분석 ▲최적화된 의약품 개발 프로세스 ▲개인 유전학에 대한 이해도 향상 ▲수익 주기 관리 자동화(RCM) ▲의료관리 프로세스 자동화 ▲인사 및 직원 관리 효율화 ▲정보 기술 시스템 개선 등이 꼽혔다.


주요 대학병원 ‘AI 시스템 인프라 구축’ 집중


빅5병원을 필두로 병원 전반에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활동은 이미 활성화됐다. 병원 내 진료로 생성되는 데이터들을 클라우드화해서 AI 구축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대표 스마트병원으로 꼽히는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국내 병원 최초 마이크로소프트사 애저아크 활용 모델을 도입했다. 


애저아크는 하이브리드 및 다중 클라우드 관리 솔루션으로 병원 내 민감데이터 이동 없이 자동화된 머신러닝(AutoML)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최대 걸림돌 중 하나였던 민감정보 유출 우려를 차단, 방대한 데이터를 더욱 고도화된 인공지능 모델 구현의 토대가 된다는 평이다. 

앞서 삼성서울병원은 자체적으로 온프레미스(On￾Premise) 컴퓨팅 파워를 활용해 다양한 AI 모델을 개발해 적용한 경험도 있다. 

AI 모델 기반으로 ▲낙상 발생 예측 ▲응급실 처치 업무 AI 기반 임상의사결정시스템(CDSS) 운영 등으로 낙상 발생률 약 11 % 줄였다. 또 낙상위험 평가 시간도 기존 3분에서 5초로 단축됐다. 

또 응급실 환자 입실 후 동맥관 삽입(21%), 호흡보조 기관 삽관(61 %) 시간도 단축시켰다. 또 지난 2024년 1월 의무기록사본발급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기도 했다. AI 인프라 구축으로 환자관리 및 병원 운영 등 다방면에서 활용폭을 넓혀가는 추세다. 

서울대병원, AI 의료데이터 관리 확대

서울대병원은 방대한 의료 진단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에 접목해 의료데이터 관리 및 초기 진료시간을 단축, 정확한 의료진단·처방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은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AI의료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I를 의료 현장에 적용해 의료 진단 데이터 관리  난제를 해결하고 활용도를 높여 AI 헬스케어 관련한 사업 협력과 기술 교류로 인공지능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협약을 바탕으로 인프라 등 제반시설 지원, 신규 사업 기획 및 과제 발굴 연계 협력, 과제 공동 수행,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한 데이터 활용 협력, 기술 교류 촉진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인공지능 기술 확산을 위한 기업 지원 협력 등이 추진된다. 

서울대병원은 AI사업단의 AI데이터센터 컴퓨팅자원을 제공받아 축적된 의료정보를 바탕으로 AI 기술과 접목해 의료 진단 데이터 구축과 국가 인공지능산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지능형 휴먼 AI 도입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국내 종합병원 최초로 ‘지능형 휴먼 인공지능(AI) 도슨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휴먼 AI 도슨트란 가상인간과 음성기술을 활용해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지능형 휴먼 AI 도슨트 구축으로 ▲원내 위치 안내 ▲초진환자 안내 ▲질환별 진료과·주치의 안내 ▲예상 진료·검사 대기시간 조회 등 환자와 가상인간 사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AI 컨시어지 서비스 모델·추가 서비스 콘텐츠를 공동개발해 외래환경 개선과 병원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 도착부터 진료, 검사, 수납까지 과정이 이뤄지는 외래는 환자들이 의료기관에 방문하는 주된 유형”이라며 “국내 병원 최초로 지능형 가상인간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스마트 외래 서비스 모델을 개발 및 실증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용인세브란스병원은 메디컬 AI 음성인식 서비스, 초진 환자 문진 간호기록보조 등을 활용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카카오헬스케어와 AI 기반 스마트플랫폼·빅데이터 구축사업 착수에 착수했다. 즉 스마트 플랫폼과 AI를 이용한 환자 중심 감성병원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병원 디지털 이노베이션(Digital Innovation)’과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및 연구 환경 활성화’로 첨단 인프라를 구축해디지털 혁신 스마트 병원화를 목표로 공표했다. 

‘병원 디지털 이노베이션’은 병원과 환자의 접점을 병원 오프라인 환경에서 카카오톡 채널 챗봇 등 디지털로 전환해 원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환자가 수납창구를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스마트 진료비 수납 시스템 ▲모바일 온라인 증명서 발급 시스템 ▲외래 진료 전 환자가 직접 평소 건강 상태를 모바일로 작성해 제출하면 병원 시스템에 전송되는 사전문진 시스템 등이 구축된다.

표준화된 의료데이터 기반으로 연구자가 편리하게 데이터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지자체 연계 연구 사업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고대구로병원, 인공지능 의료서비스 개발

고려대 구로병원은 인공지능 의료서비스 개발을 위해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의료 인공지능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토대로 ▲의료 인공지능 기업 지원 의료데이터 구축 ▲의료 데이터 활용 공간, 전문 컨설팅 지원 ▲인공지능 알고리즘 성능목표 검증 및 인허가 기술지원, 시험평가 등 기술개발 全주기 지원 ▲의료 인공지능 분야 최신 기술동향 및 인증정보 공유 등을 추진한다. 

고대구로병원과 KTL은 미래 의료 기술 개발의 핵심인 인공지능 분야 활성화를 위해 인증·시험평가 체계 구축 및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적극 협력해 지속적인 기술력 강화 시너지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병원 진료시스템 기반 개별 질환 맞춤형 인공지능(AI) 개발”

AI 도입 초기 진료 편의성 강화 등에 맞춰 음성형 AI 봇 등이 배치됐다면 최근 경향은 각 개별 질환별 인공지능의 개발이 대세로 볼 수 있다. 

각 질환별 진단 및 치료 데이터가 상당수 축적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임상현장 활용에 직결할 AI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수많은 연구개발 사업들이 AI를 핵심으로 진행되는 추세다. 진단보조로 진단율 향상은 물론 오진율 감소 등이 주요 기대효과다. 

또 병원과 산업계가 협력 개발한 AI 진단보조 솔루션의 임상현장 도입도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창원병원은 국립창원대학교와 수면 질환 판독 위한 AI 시스템 연구 협업에 돌입했다. AI에 기반한 수면 단계 판독 시스템 개발·상용화하기 위한 연구다. 

AI로 ‘각성’·’얕은 수면’·’렘수면’ 등으로 구분되는 수면 단계를 자동으로 파악해 수면 단계 판독 소요 시간을 30분 이내로 단축하고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은 AI 기반 위·대장내시경 보조 솔루션을 도입했다. 위암, 대장 용종 발견 시 실시간 알람 등을 제공하는 등의 기능을 갖춰 진단보조 역할을 수행한다. 

인공지능(AI) 위·대장내시경 병변 검출 보조 솔루션인 ‘에나드(ENAD)’는 AI 위·대장내시경 병변 검출 시 전향적 데이터 학습으로 병변의 크기 및 형태와 관계없이 정확한 병변 검출을 보조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건보공단 일산병원은 AI 기반 실시간 내시경 영상분석 시스템 도입했다. 위·대장 내시경 검사 영상분석과 조기진단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다. 

해당 시스템 도입은 조달청의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 활성화를 위한 혁신제품 시범사업 일환으로 일산병원이 시범사업기관으로 선정되며 이뤄졌다.

AI 기반 실시간 내시경 영상분석 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획득하고 조달청으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은 바 있다. 

정부 지원 사업과 병원들 AI 기기 이용 확대와 함께 인프라 구축 등이 활발하게 이뤄짐에 따라 임상 현장의 활용도 역시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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