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병원계 '진료보조인력(PA) 법제화' 한목소리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필요인력 인정하고 안전한 병원 만들어야'
2019.06.01 05:3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PA(진료보조인력) 법제화 추진에 대해 간호계와 병원계가 한목소리를 냈다.
 
현실적으로 진료현장에서 PA를 비롯한 의료지원인력이 필요한 사실을 외면하기 어려운 만큼 이를 인정하고 법제화해서 안전한 의료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5월 31일 열린 ‘2019 한국병원경영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PA 현실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전문간호사 발제 후 전문의, 병원 경영인 등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발제자 및 토론자들은 모두 진료와 진료지원업무를 명확히 구분하고 PA 정의, 명칭, 자격대상, 교육과정, 업무지침 등을 명료화할 것을 주장했다.
 
이를 통해 PA 보호와 함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에 대해 법적 보호를 제공하고 업무 스트레스도 줄여 의료 현장이 보다 안전해질 것을 기대했다.
 
일반의와 국민들이 진료보조 직무의 필요성 및 고유성을 인지해 전공의들과 대치되는 패러다임도 탈피해야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8년 기준 국내에서 총 3815명의 PA 활동"
 
임경춘 성신여자대학교 간호대학 교수는 “2018년 기준 국내에서 총 3815명의 PA가 활동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의료법과 기타 법에서 PA는 존재하지 않는 인력”이라고 운을 뗐다.
 
그에 따르면 PA란 용어는 코디네이터, 데이터매니저, 연구간호사, 외래교육상담간호사 등 그 정의부터 불분명하고 포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업무 범위는 불명료하고 광범위한 반면 업무 내용은 전문적이다.
 
2018년 병원간호사협회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현장에서 빈번하게 행해지는 PA 업무는 단순·복합·수술상처 드레싱, 시술 및 검사보조, 각종 튜브 제거, 조직검체 채취, 수술보조, 동의서 취득, 참상봉합, 의료진 대상 자문 등이 있었다.
 
PA를 비롯한 전문지원인력의 의료기관별 배치는 지역별, 의료기관 유형별, 진료과별 의사수급 정도 차이에 따라 큰 변화를 보였다.
 
병원 간호등급이 높고 병상 수가 많으면서 위치가 수도권에 가까울수록 전문간호사 비중이 높았고 반대의 경우에는 PA가 많았다.
 
교육방법 또한 의료기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500병상 이상 병원에서 전문간호사는 동일한 전문지원인력에 의해 교육받았으나 PA는 전문의 및 수련의가 담당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PA에 대해서는 표준업무지침 마련도 제대로 완료되지 않은 실정이다. 500병상 이상 병원에서 PA 표준업무지침이 마련된 경우는 56.5%였고, 500병상 미만 병원의 경우 67.9%였다.
 
임경춘 교수는 "PA 업무 현장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PA를 비롯한 전문지원인력의 명확한 배치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법제화 과정에서는 인력 간 명확한 구분을 위해 함축적이고 실용적인 법제화 문구를 도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전공의와의 대치 패러다임 바꾸고 전문간호사만 자격 한정은 우려"
 
의사 및 병원경영들 측에서는 PA 법제화 필요성에 동의하며 진료와 진료지원업무를 분명히 구분할 것을 강조했다.
 
다만 일반간호사를 비롯해 다른 직종 출신의 지원자들을 배제하고 전문간호사에 집중, 제도 및 의료서비스의 전문성을 강화하자는 간호계 의견에는 간호인력 수급을 이유로 우려를 표했다.
 
지영건 차의과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앞서 발의한 임경춘 교수와 같이 전수조사를 통해 "현 진료현장에서의 정확한 PA 수요를 수치화해서 체계적으로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문지원인력 역할에 대한 공론화 및 법제화를 통해 일반인들이 PA의 권한을 받아들이고 PA는 확대된 역할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공의 없는 병원은 현재 다 불법을 자행하는 것인가? 전공의 대체라는 개념에서 빨리 탈피해야 한다”며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이용균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겸임교수도 “실제 전담간호사 역할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며 PA 법제화에 찬성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선진국은 모두 PA제도를 도입했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PA에 대해 24개월 정식 교육과정 수료 후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한다.
 
지영건 교수는 “수가를 많이 준다고 해도 의사가 모든 일을 할 수는 없다. 사회에서 의사가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분명히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PA 지원 자격을 전문간호사에만 한정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문간호사뿐만 아니라 일반간호사도 현장에서 구하기 힘든 현실”이라며 “한 직역에만 자격을 부여했을 때 현장 혼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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