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 횡령, 책임 통감" 고개 숙인 강도태 이사장
건보공단·심평원 국감서 책임론 집중…"재발방지 대책 마련" 약속
2022.10.13 12:05 댓글쓰기



“최근 발생한 직원 횡령사건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13일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국정감사는 건보공단 강도태 이사장의 사과로 시작됐다.


강도태 이사장은 “업무보고에 앞서 최근 발생한 직원 횡령사건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단 임직원 모두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밝히며 최근 일어난 공단 직원의 진료비 지급 보류액 46억 횡령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 “본 사건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업무전반을 종합적으로 철저히 재점검해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건보공단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업무보고 이후 이어진 질의에서도 의원들은 앞다퉈 횡령 사건의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최연숙 의원(국민의힘)은 "횡령을 저지른 피의자가 아닌 그 자리에 있던 누구나도 횡령의 가능성이 있었다"며 "가장 나쁜 것은 피의자이나 공단의 시스템상 허점도 그가 범죄를 결심하도록 하는 데 한몫 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이번 횡령 사건에 악용된 진료비용 지급 구조를 보면, 팀장 1명이 등록과 변경 및 승인까지 모든 과정을 할 수 있게끔 돼 있다.


최 의원은 "신청하지 않은 요양기관에게도 채권 보류액 지급이 가능하다. 해당 팀장이 신청서 입력과 수정, 지급계좌 변경이 가능하며 결재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사업 부서에서도 지급 점검이 전혀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횡령에는 총 17개 요양기관의 지급 보류액이 사용됐으며 보류 금액이 큰 사무장병원 담당 부서에서 그나마 빨리 발견한 것"이라며 "공단이 밝힌 재발 방지책 가운데 지급 관련 권한조정이 있는데 권한을 부장급으로 상향한다고 개선이 될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일정 금액 이상인 경우 결재 라인을 다르게 갖춘다거나, 채권자에게도 지급을 통보하는 등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영희 의원(국민의힘)은 "횡령 피의자는 지난해 12월 업무 성과 등으로 표창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공단 직원들이 부끄러움을 느낄 만큼 표창의 의미가 퇴색됐다. 이번 횡령으로 공단은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공단은 횡령 사실을 파악하고도 다음날 급여를 입금했다. 해당 직원의 급여가 회수된 상태인가"라고 질의했고 강도태 이사장은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최 의원은 "피의자가 돈을 빼돌리기 시작한 4월 이후 총 세 차례 감사가 시행됐는데, 수천만 원이 빠져나간 상황에서도 감사망을 피해갔다. 직원 한 명이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탓에 이 같은 비리가 가능했던 것"이라며 "횡령이 또 있을지 모르겠다는 의구심을 많은 국민이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혜영(국민의힘)의원은 "횡령 피의자는 횡령 금액을 4개의 본인 계좌로 총 15회 입금했다. 저는 그가 처음부터 대범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그는 처음에 테스트 형태로 1000원을 횡령했다. 아무도 알지 못하니 이후에도 두세 차례 횡령을 하는데, 당시에는 그 직후 반차나 연차 휴가를 쓴다. 아마 적발될 경우 도주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후에는 당일 연차가 아니라 오히려 2주간의 연차 휴가를 신청했고, 이 휴가 기간에 미리 45억원의 이체를 걸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은 무서워서 반차나 연차까지 썼는데, 아무도 그의 행동에 대해 제동을 걸지 못했다"며 "이후 공단은 피의자의 월급을 입금하고도 하지 않았다고 거짓 해명하고, 환수되지 못한 피해액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강도태 이사장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강 이사장은 “지급 권한을 분산시키고 상호 견제될 수 있도록 하며, 큰 금액 지급의 경우도 개선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 모든 분야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가압류나 회수 가능 금액에 대해서는 수사 내용이라 파악을 못했는데 손실금이 확인되면 국민께 피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단은 지난 12일 간부급 직원이 여성 체력단련장에서 운동 중인 여성 직원을 불법 촬영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최혜영 의원은 “횡령에 이어서 불법 촬영 사건까지 터졌는데 이사장님이 많이 힘드시겠다”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에 강 이사장은 “아니다. 죄송하다”라며 씁쓸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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