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에서 민원 상담 업무를 맡고 있는 용역업체 소속 콜센터 직원 940명이 직접고용을 주장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공단뿐만 아니라 공단 내부 노조에서도 이에 대한 반감이 커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될지 미지수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지부는 지난 1일부터 전국 6개지역 11개 센터의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고객센터 지부 노조 측은 "최근 있었던 용역업체와의 임금교섭이 결렬됐다"며 "공단의 결정 없이는 단 한 조항도 수정할 수 없다는 무능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금교섭과 노동 환경의 개선 등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공단의 고객센터 직영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며 "원청인 건강보험공단에 고객센터 직영화와 이를 위한 논의에 노동자 대표가 참여할 수 있는 노‧ 사‧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김용익 이사장은 어떤 대화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고객센터 노조와 공단 간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건보공단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콜센터 직원들이 받는 실적 압박과 근무환경 등의 문제가 수면으로 떠올랐고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고객센터 노조는 "공단은 응대건수 산출기준을 졸렬하게 변경하고,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과 용역업체의 횡포에 고통 받고 있는 현실마저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노동자들의 요구가 국민연금공단이나 근로복지공단의 고객센터의 직영화 방식처럼 공단 정규직 직원들과 아무런 이해의 상충이 없음에도 노‧노 갈등을 부추기면서 마치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인 양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김용익 이사장에게 지금이라도 대화에 임하고, 지부가 참여하는 논의의 자리를 만들 것을 요구한다"며 "이후 공단 본부 앞에서 각 지회별로 순회 투쟁과 6개의 지역에서 노동자의 요구가 받아지는 그 날까지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고객센터 노조 요구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미 지난해 5월 건보공단 노조가 고객센터 직영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을 당시 반대 의견이 75%에 달한 바 있다.
또한 콜센터 직고용 문제가 '제2의 인국공 사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의 경우, 장기간 공공기관 채용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층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는 여론의 반발이 거셌다.
실제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신을 건보공단 입사 준비자라고 소개한 청원자가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원의 공단 직고용을 반대합니다'라는 청원을 게시하기도 했다.
민원 상담이 많은 건보공단의 특성상 콜센터 전면 파업이 장기화되면 업무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공단이 어떤 해결책을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