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요구 '수가 현실화' 계기 마련될까
복지부, 시범사업 검토 가능성 시사…'진료만으로 운영 가능 환경 조성'
2014.12.07 20:00 댓글쓰기

보건복지부가 수가 현실화를 위해 시범사업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일선 의료기관들이 진료만으로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저수가로 인해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가 양산되고, 이는 곧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건강보험과 관련한 주요 정책을 수립하는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 이창준 과장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수가 적정화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의료기관들은 진료수입 만으로 경영수지를 맞추기 어렵다 보니 생존을 위해 새로운 비급여를 도입하고 있다”며 “이제는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준 과장은 그 일환으로 수가 적정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제안했다. 비급여 진료를 최소화 하고 급여 제도권 내에서 모든 진료가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정부와 의료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TFT를 구성하고 시범사업 규모, 시기, 방법 등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장은 “저수가로 인한 비급여 진료를 없애고 수가만으로 의료기관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게 목표”라며 “수가의 적정 수준은 시범사업을 통해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적정수가 시범사업의 추진 전제조건으로 의료계와의 대화 재개를 내걸었다.

 

이창준 과장은 “예전에는 각종 협의체 등을 통해 함께 정책에 대한 고민을 진행했지만 현재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는 전면 중단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가 적정화를 위해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것은 의료계와의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창준 과장과의 일문일답.

 

건강보험 정책 방향은
저수가로 인한 의료기관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생존을 위해 질이 아닌 양으로 환자를 진료하거나 비급여를 통한 수익보전 등 삐뚤어진 진료환경이 고착화 되고 있다.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필요하다면 시범사업이라도 진행하겠다. 일각에서는 비급여 수입까지 고려하면 의료기관 운영에 지장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올바른 진료환경이 아니다. 비급여를 최대한 줄이고 제도권 내에서 의료기관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시범사업은 개원가 중심인가
아니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물론 병원들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병원들은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의원급은 1차 의료 살리기 연장선에서 고민해 나갈 예정이다. 구체적인 방법 논의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협의체를 마련할 생각이다.

 

시범사업 규모는
아직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한꺼번에 갑작스런 변화는 곤란하다.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부터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 필수의료가 위축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수가 적정화를 통해 회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편은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 건정심 구조 개편은 의-정합의 사안이었지만 현재 대화가 중단된체 먼지만 쌓여 가고 있다. 수가결정 구조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점에는 정부도 공감하지만 의료계와 대화가 중단된 상태에서 논의를 진행하기 곤란하다.

 

건정심 공개 계획은
전적으로 위원들의 결정에 따른다. 하지만 공개에 따른 부작용도 고민해 봐야 한다. 위원들이 소신껏 발언을 할 수 없다거나 합의 도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사전에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는 것은 맞지만 전면 공개는 쉽지 않을 것이다.

 

보험료 현실화 필요성은
보장성 수준에 맞춰 보험료도 따라가야 한다.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 특히 고령화 등으로 진료비가 급증하고 있어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 추진할 수 있다.

 

의약단체에 당부의 말은
그 동안 의약단체들과 오해가 많았다. 원만한 신뢰관계를 구축하지 못했던 부분은 인정한다. 다만 당장의 이익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협력하는게 더 발전적이라고 생각한다.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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