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긴축재정'이란 단어가 병원들에게 낯설지 않아 보인다.

A병원은 지난 2012년부터 임직원 삭감, 주요 보직자 축소, 보직 수당 반납, 연차수당 축소, 휴가 의무사용 확대 등을 실행해오고 있다.

B병원 또한 2013년부터 전직원 임금을 삭감하고 나아가 간호사 40명, 행정직 10명을 비롯해 의사들에게도 권고사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150~300만원 선으로 직원 급여를 삭감한 병원이나 리모델링 등 책정했던 재투자를 취소하고, 직원 외부교육 등을 원내교육으로 전환하는 등 비용절감을 위한 긴축운영이 병원들 사이에서 일반화되는 추세다.

실제 한 공공병원 관계자는 "통계상으로 보이는 수치나 재정 흑자는 수가 보상이 이뤄졌기 때문이 아니라 긴축정책을 통해 내부를 쥐어짠 결과"라며 앞선 사례가 특수한 상황이 아님을 시사했다.

"적정 수가 보장으로 고용안정·창출-보건산업 활성화 등 모색해야" 

이에 대한병원협회(회장 박상근)와 대한중소병원협회(회장 홍정용)는 28일 수가협상 기간임을 감안해 이 같은 병원들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적정 수가를 위한 수가인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병협은 "병원들은 지금 만성적인 적자 경영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면서 "이는 의료 질에 영향을 끼쳐 오히려 수가 인상에 드는 비용보다 더 큰 사회적 비용 인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존을 위해 기존 일자리마저 없애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고용안정 및 창출, 산업 활성화 등은 다른 나라 이야기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중병협 또한 성명을 통해 "의료전달체계는 무너지고 간호인력난, 식대수가 문제, 카드 수수료 압박 등 경영악재는 쌓여만 가고 있다"면서 "무한 경쟁과 생존만이 존재하는 생태계가 형성됐다"고 한탄했다.

아울러 "병원계 경영수지는 갈수록 피폐해져 의원과 병원의 수가 역전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면서 "허리띠 졸라메고 있는 병원급 의료기관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준엽 기자 (oz@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