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특별법, 의료계 소명이자 과제'
송명제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2015.09.13 20:00 댓글쓰기

1998년 창립된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직에 첫 연임 사례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명지병원 응급의학과에서 근무 중인 송명제 회장이다.

 

올해로 전공의 3년 차를 맞은 그는 이취임식도 생략한 채 전공의 현안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역시 가장 큰 화두는 ‘전공의특별법’이었다.

 

"1만7천여 회원들 지지·성원 큰 힘"

 

송명제 회장은 “전공의 관련 60년 간 쌓인 해묵은 과제 해결이 쉽지 않다”며 “1년 임기로는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더 이상 잃은 것이 없기 때문에 조금만 더 노력을 한다면 전공의 처우 개선이 현실화 될 것으로 믿는다”며 “전국 1만 7천여 명 회원들의 지지와 성원이 정말로 많은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대전협은 의료계 내부에서 전공의를 ‘교육생’과 ‘근로자’ 신분으로 애매모호하게 보는 이중적인 잣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비판을 경계하는 시각에서는 교육생, 값 싼 인력활용 측면에서는 근로자인 셈이다.

 

이에 따라 저수가 현실에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의료계가 전공의를 희생양으로 삼는 경향이 크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송명제 회장은 “의료계는 또 하나의 사회”라며 “누군가가 일방적인 희생을 해야만 하는 사회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지난 7월 국회에서 대전협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전협이 수년째 공을 들여온 법안이다.

 

송명제 회장은 “전공의를 대표하는 단체로써 처우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견 개진을 해왔으나, 현실적으로 바뀐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급진적이냐, 점진적이냐 여부를 두고 대한병원협회와 미묘한 마찰을 빚고 있지만 수련환경 개선에는 일정 부분 동의를 얻어낸 만큼 연내 통과를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전공의특별법 발의 과정을 회상하며 약간의 비유도 곁들여졌다. 송명제 회장은 “법안 발의에 힘써준 의협 추무진 회장 이하 집행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이제 문(수련환경 개선 등)은 열렸다. 단, 박수를 같이 쳐주는 사람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고 토로했다.

 

내과 불패 신화 깨지는 주요인 중 하나 '열악한 수련환경'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내과 붕괴 현상은 또 다시 발생했다. 전반기에 이어 암울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의료계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그래도 내과만큼은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하지 않을까’라는 심리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송명제 회장은 “일은 많고, 지원율은 저조한 상황이 수년째 계속된다면 일부 기피과뿐만 아니라 내과 붕괴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것이 과연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사안인지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합리적인 대우와 충분한 보상이 있다면 4년 간 힘든 시기를 버틸 지원자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실은 정반대다.

 

송명제 회장은 “의사도 직업이다”며 “희생만 강요하고, 정당한 보상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전공의 지원율이 해마다 감소하는 것이다. 개인보다는 전공의 관련 구조적 시스템부터 크게 잘못됐다”고 피력했다.

 

대전협 제19기 집행부는 실질적 처우 개선을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수련병원 평가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향후 분석된 자료는 전국 의대생, 전공의에게 제공돼 말 그대로 ‘수련병원별 민낯’이 샅샅이 공개될 전망이다.

 

SNS를 통해 설문조사 참여를 독려해 온 대전협은 회원들과의 소통 창구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송명제 회장은 “전공의는 의료인이자 국민”이라며 “직업 특수성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우리의 현실을 이해해 달라. 건전한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개선하겠다. 근거 없는 비방으로 1만 7천여 전공의들의 순수한 의지마저 폄훼하진 말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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