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의 질적 수준을 구분해 수가를 차등지급하는 ‘의료질평가지원금제도’가 내년부터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지급 기준을 절대평가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평가 기준이 하나라는 절대평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2개 이상 ‘다중 목표 값’을 설정하고, 주기별로 질 향상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질평가지원금 2단계 모형개발(연구책임자 서울의대 김윤 교수)’의 최종 보고서를 전달받고 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질평가지원금의 상대평가는 병원별로 경쟁을 유도해 의료 질 향상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서열화 등 질적 편차가 심해지고 이로 인해 평가대상의 불만을 가중시키는 큰 단점이 있다.
특히 기존 적정성평가 평가지표과 중복되는 등 변별력이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상대평가로 진행하는 것은 무의미한 점수 경쟁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것이 현 체계 하에서 적절하다는 결론이다.
단, 절대평가의 한계로 지적되는 단일 목표값(single threshold) 기준의 질 가산이 아닌, 다중 목표값(tiered thresholds) 방식에 따라 등급기준을 설정하면 질 향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행동경제학에서의 목표구배가설(goal gradient hypothesis)에 근거, 모든 병원의 질 향상 동기유발을 위해 달성가능하다고 느낄 수 있는 여러 개의 목표 값을 설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례로 고위험 출생아(조산, 저체중)에 대한 적정 처치율, 고령 입원 환자의 예방접종률, 주요 정신장애(정신분열병, 양극성장애) 환자의 만성질환관리율 등 단계적인 추가 평가지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절대평가를 도입에 앞서 ▲근거에 기반한 전문가 합의 ▲상급병원 수준이나 외국 연구결과 등을 벤치마킹 ▲통계적 분포를 고려한 기준 설정 ▲별도로 설정된 정책목표의 수준 등을 선제적 고려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이와 관련 김윤 교수는 “국내 가감지급사업에 대한 선행 연구들을 살펴봐도 의료 제공자들은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를 더 선호한다. 의료질평가지원금은 절대평가가 더 바람직한 방식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절대평가를 택하더라도 일정기간(3년)마다 목표 값을 수정하면 지속적 질향상 측면에서 상대평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