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병원에서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질환들이 적잖다. 중환자 치료는 물론 고도의 술기를 요하는 심장수술 역시 의료진이 흘리는 땀에 비해 대가는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서울아산병원이 또 한 번 남들이 꺼려하는 질환 치료에 한발 더 깊숙이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험로 예상지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다.
서울아산병원 만성기도폐쇄성질환 임상연구센터 이상도 소장(호흡기내과)[사진]이 내달 국제 심포지엄을 앞두고 '호흡재활'이라는 화두를 당당하게 꺼내들었다.
비록 관련 수가는 ‘백지’ 상태나 다름없지만 COPD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대목이다.
'Recent Paradigm shifting in COPD & Asthma'를 주제로 내달 26일부터 27일까지 서울아산병원 대강당에서 국제교류 학술대회를 앞두고 고무적인 분위기다.
심포지엄에서는 COPD와 천식, 흉부영상의학과 분야 국내외 석학들이 한 자리에 참석한 가운데 천식 연구 및 진료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를 주관한 이상도 소장은 24일 "호흡재활수가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이번 국제심포지엄이 관련 수가 신설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호흡재활 등에 건강보험재정이 얼마나 투입되고 경제적 이득은 어느 수준에 이르는지 정확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세계 권위자들에 한국형 프로토콜 '집중'
올해 8월쯤 시범사업이 완료되면 그야말로 정확도를 높인 ‘경제성 평가’를 통해 비용 대비 효과성이 얼마나 뛰어난지 결과물을 도출하겠다는게 이 소장의 복안이다.
그는 “입원횟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나아가 한국형 호흡기질환 프로토콜에 적용, 현 건강보험재정 상황에 부합하는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기대감은 이번 심포지엄 프로그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의 Richard Casaburi 박사가 ‘호흡재활에서의 새로운 초점’을 주제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Richard Casaburi박사는 COPD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현재 호흡재활 임상연구 센터를 책임지고 있으며 COPD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과 호흡재활에 대해 많은 연구를 시행해 왔다.
이상도 소장은 “COPD와 천식 치료의 대표적인 가이드라인 국제지침 ‘GOLD’가 최근 개정된 이후 개인별·맞춤형 치료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의학계에 COPD와 중증 천식, 흉부영상의학 분야의 최신지견을 교류함으로써 의학연구의 질적·양적 성장을 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