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함께 시작된 황사는 호흡기환자들에게는 더욱 고역스럽다. 그런데 황사가 발생한 뒤 천식환자의 증상 악화 정도에 생활수준별 차이가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건강보험에 가입된 천식환자보다 상대적으로 사회·경제적 수준이 열악한 의료보호 가입 천식환자가 의료기관 방문 시점이 더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지정 인하대병원 환경보건센터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황사 발생이 천식환자에 미치는 영향' 연구 성과를 국외 저명 학술지인 흡입독성학회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의 서울 및 인천 지역의 천식 진료인원, 기상, 대기오염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국민건강보험 급여 청구자료 중 주상병코드가 '천식'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회경제적 수준은 국민건강보험가입자와 의료보호가입자(의료급여수급권자)로 구분해 분류했다.
의료급여란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등에게 국가가 의료비를 지원해주는 제도로, 1종 수급권자와 2종 수급권자로 나뉜다. 2014년 기준 전체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144만명에 이른다.
분석결과 지난 7년간 서울과 인천 지역의 황사 발생일은 총 62일이었다. 황사 발생일에 대기오염물질 중 미세먼지(PM10, 입자크기 10㎍/㎥ 이하의 먼지)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황사 발생 후 일별 평균 천식 진료인원 수는 시간에 따라 차이가 있었는데, 황사 발생 당일에는 대조일 대비 하루 평균 천식 진료인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천식으로 진료를 받은 건강보험 가입자는 황사 발생 1일 후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의료보호 가입자는 황사 발생 3일 후에 가장 많았다.
즉, 의료보호 가입자가 천식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가입자 집단과 의료보호 가입자 집단이 환경노출 정도, 건강행태, 의료서비스 접근성, 직업, 소득, 교육수준이 상대적으로 차이가 나면서 질병 민감도가 다른 게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황사 발생과 천식 악화에 대한 연구에서 환자의 인구학적, 지역적 특성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특성까지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