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의료비 6.9%로 OECD 20년 수준'
2012.01.02 00:20 댓글쓰기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보다 평균수명이 길지만, 국민의료비는 낮은 수준이다. 반면 의약품비는 OECD 국가와 동일한 수준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이하 연구소·소장 박윤형)는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1 보건의료 통계분석' 내용을 브리핑했다.

연구소 측은 "우리나라의 2009년 GDP 대비 국민의료비는 6.9%로 20년 전 OECD 수준에 불과하다"며 "1인당 의료비 지출도 1879달러로 OECD 평균인 3361달러의 56%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평균수명은 80.3세(OECD 79.3세)이며, 남성 평균수명은 76.8세(OECD 76.5세)였다. 여성은 83.3세로 OECD 평균인 82.1세보다 높은 편이었다.

GDP 대비 의약품비는 OECD 평균

우리나라 보건부문 총지출액은 OECD 평균의 60.4%였다. 총입원진료비는 56.15, 총외래진료비는 44.9%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총의약품비는 88.5%로 매우 높았다.

절대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은 모든 항목에서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의료서비스 분야는 OECD 평균과의 격차가 매우 컸다. 의약품 분야만 상당히 근접해 있었다.

GDP 대비로는 국민의료비 6.9%, 총입원진료비 1.6%, 총외래진료비 2.2%로 모두 OECD 평균을 밑돌았다. 반면 의약품비 총지출은 1.6%로 OECD 평균과 동일했다.

연구소는 "GDP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한국은 OECD 평균에 비해 의료서비스의 비율이 극히 낮다"며 "다만 의약품비 총지출 비율은 이미 OECD 평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료비 사회보장>가계>정부부담 順

국민의료비 재원 구성은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부담 비율이 44.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가계부담 32.4%, 정부부담 13.5%, 민간보험부담 5.2% 순이었다.

국민의료비의 58.2%를 정부와 사회보장이 부담한다. 이는 OECD 평균 74.4%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정부와 사회보장 부담 비율이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칠레(47.4%)와 미국(47.7%), 멕시코(48.35) 뿐이다.

이에 대해 책임연구자인 임금자 의정연 박사는 "한국은 보건의료비의 사회보장 부담이 꾸준히 증가하지만, 정부부담은 극히 낮아 공공부담 비율이 다른 OECD 국가보다 낮다. 그 결과가 가계부담 비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박사는 "어차피 한국은 공적보험으로서 국민건강보험을 운용하고 있어 가계부담을 줄이려면 건강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며 "하지만 정부는 이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제 국내 경제규모에 맞게 정부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살·당뇨·기생충 등 질환 빨간불

연구소는 한국인의 사망원인은 암과 순환계 질환이 많지만, 자살과 당뇨병, 전염성 및 기생충 질환, 교통사고 등 외부적 원인에 의한 사망자가 OECD 평균보다 많다고 밝혔다.

사망원인별 사망자 수의 OECD 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한국은 소화계와 독감 및 폐렴, 호흡기계, 허혈성, 순환기계, 신경계 질환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았다.

특징적인 것은 국내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많았지만 86.9% 수준으로 OECD 평균보다는 적었다. 순환계와 허혈성 질환은 27.9%로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률이 높은 질환은 자살이 218.5%로 가장 높았다. 이어 당뇨병 184.2%, 전염성 및 기생충 175%, 정신 및 행동이상 107.9%, 뇌혈관질환 103.3% 등의 순이었다.

특히 자살은 OECD 평균이 13명이었으나, 한국은 28.4명으로 2배 이상 많았다.

임금자 박사는 "모든 질병에 대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절대적인 사망자가 많거나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유독 사망률이 높은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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