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 이어 노환규 '한의학 영문명칭 변경' 반대
'한의사들, 의사 흉내내기 묵과할 수 없는 도발' 1인시위 준비
2012.03.18 20:00 댓글쓰기

제37대 의협 회장 후보들이 잇따라 한의계의 영문명칭 변경 추진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주수호 후보에 이어 이번에는 노환규 후보가 투표 일주일여를 앞두고 직접 1인 시위에 나선다. 한의사들의 의사 흉내내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 이번 시위 배경이다.

 

19일 노환규 후보는 "의협 회장 후보이지만 전국의사총연합 대표로서 맡은 바 소임을 저버릴수 없어 오늘(19일) 한의사협회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모든 후보들도 한의사들의 이같은 행보에 분개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현대 의료기기 사용 주장부터 한의사협회는 마치 대한의학을 뜻하는 영문 명칭까지 변경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여기에 신바로, 스틸렌, 아피톡신 등을 천연물 신약이라며 처방권을 달라고 주장하는 등 의사 흉내내기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도발에 이르고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11일 개최된 대의원총회에서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TF' 구성을 결의하면서 국시, 보수교육에 현대 의료기기 교육을 삽입하고 교과서를 개편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또 한의학 영문명칭에서 Oriental을 삭제하고 Korean Medicine으로 변경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민간처방 수준에 머물러 있던 한의학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학의 한 분야처럼 인정되면서 남아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제 식민지시대의 치욕스런 유산에 불과하다"며 "'의사 흉내내기'를 중지하고 한의과대학 폐지에 대해 우선 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에도 영문명칭 변경 추진을 담은 정관 개정을 승인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주장에 따르면 복지부는 한의약정책과를 통해 한의사들의 각종 불법행위 뿐만 아니라 한의사 출신의 관리들이 국민 건강을 외면하는 것까지 눈감아줬다는 것이다.

 

노 후보는 "이는 한의사들이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등 불법의료행위가 범람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한의사들의 의사 흉내내기를 부추겼다"며 "이제라도 국민을 위해 올바른 의사면허제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학으로 분류할 수 없는 한의사들의 면허제도와 의료행위는 국민을 위해서도, 의과학자의 양심으로서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고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후보는 "의료의 중심인 의사들은 이제 한의학의 부작용에 대한 보고서를 쓰기보다는 한의학이 가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비(非)의사가 의사 흉내내기로 국민을 속이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1인 시위에 대해 우려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회장 후보로 나선데다가 현재 선거 기간인데 부적절한 것 아니냐"면서 "대의원회의장 난입, 계란 투척 사건, 박원순 아들 MRI 사건 등을 떠올리면 이제는 11만 의사들의 조직을 이끌 후보로 나선만큼 신중한 행보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의학 영문명칭 변경 결정은 한의협의 일방적 결정일 뿐이다. 명칭 변경을 위해서 복지부에 정관 개정안을 올려서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적극 개입해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순서"라면서 "명칭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과 동시에 명칭변경 취소 소송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일부 선거캠프로부터 선거에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지적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미 지난 주말 타후보측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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