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의사들 속속 동참…파업 후폭풍 거세
전공의協, 15일 임총서 24일 진료거부 등 논의…'검은 리본' 부착 대국민홍보
2014.03.11 20:00 댓글쓰기

10일 총파업이 지나갔지만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파업 동력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5일 2차 ‘전공의 대표자 회의’를 개최하며 2차 파업 준비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전협 비대위가 주관하는 전공의 대표자 회의는 10일 총파업을 이틀 앞둔 지난 8일 열린 이후 각 수련병원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분수령이 됐다.

 

24일 2차 파업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회의 역시 각 수련병원 대표자들이 참석해 파업방안에 대한 논의와 함께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들의 파업 동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전협 비대위는 24일 이전까지 전공의들이 병원 내에서 검은 리본을 부착해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대국민 홍보에 나서도록 할 예정이다.

 

대전협 관계자는 “검은 리본을 제작해 각 수련병원별로 택배로 발송할 예정”이라며 “1~2일 이후부터는 검은 리본 부착 대국민 홍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전공의들의 이 같은 파업 동력은 10일 파업에 동참하지 않았던 서울의 대형병원들이 잇따라 24일부터 시작되는 2차 파업 참여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나서며 더욱 확산되고 있다.

 

파업 전날까지도 ‘빅5 병원’으로 불리는 대형병원에서는 세브란스만 참여를 확정졌지만 당일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이 긴급회의를 열며 파업 동참을 선언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 4개 대학병원의 전체 전공의 수는 인턴을 포함해 총 3600여명에 달해 6일간 진행되는 장기파업에 돌입할 경우, 환자 진료 및 수술 등에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의 경우 서울성모병원 353명을 비롯해 여의도성·의정부성모병원 등 10개 산하병원 전체 인턴과 전공의 수가 1150여명에 달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강남과 신촌을 합쳐 900여명,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은 940여명, 서울아산병원 690여명 등이다.

 

다만, 해당 전공의 수는 전체 전공의 인원으로 필수인력이 제외되거나 진료에 차질이 없는 특정과 중심으로 파업에 동참할 경우 실제 참여 전공의 수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 병원 필수인력 불구 값싼 노동력으로 치부된 현실


이처럼 전공의들을 의료파업 폭풍 한 가운데로 몰아넣은 요인은 전공의들의 열악한 근로환경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전공의들은 100시간이 넘는 근로시간에 노출돼 하루걸러 하루 야간당직을 서는 등 수련이란 명목 아래 값싼 노동력으로 치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송명제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공의들은 저임금으로 4년 동안 일하기로 계약한 의료 노동자”라며 “제대로 된 의료 환경에서 ‘진짜 진료’와 참된 의료를 실천하고 싶다”고 파업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복지부는 정부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보였음에도 전공의들이 파업에 동참했다는 섭섭함을 드러냈다. 

 

앞서 복지부와 대전협은 지난 2월 당직을 포함해 4주 평균 80시간 근무(레지던트 4년차부터 적용) 등의 내용이 담긴 ‘전문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합의한 바 있다.

 

복지부는 파업 전날인 9일 “과도한 수련에 시달리고 있는 전공의 수련환경개선을 위해 수련시간 상한제 도입, 당직일수 제한, 적정 휴무기간 보장 등을 대전협과 합의한 바 있다”며 전공의 파업 참여 자제를 부탁하기도 했다.

 

이에 대전협은 수련환경 개선과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는 각기 사안이 다른 문제로 당장의 수련환경이 아닌 미래의 의료를 우려하는 전공의들의 목소리는 비대위를 구성해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환자단체 등 "전공의 파업, 환자 피해로 이어져" 경고


이 같은 전공의들 움직임에 정부와 환자단체 등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파업처럼 전공의들이 전면에 나서 의료공백이 발생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전공의들이 불법 진료거부에 동참하기로 결의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의 수련환경 개선에 대한 노력과 의지를 믿고 병원에서 수련에 충실해 달라”고 진화에 나선 바 있다.
 
환자단체연합회 역시 10일 전공의들이 총파업에 돌입하자 호소문을 발표하며 “전공의는 수술이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받는 중증질환 환자에게는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주치의”라며 “만약 전공의들이 집단휴진에 참여해 수련병원 1곳마다 1개의 의료사고만 발생해도 전국적으로 의료사고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환자단체는 “정책에 불만이 있으면 정부를 상대로 싸워야지 왜 아무 잘못도 없는 환자 생명을 볼모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환자를 인질로 삼아 정부를 협박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아무리 명분이 타당하다 하더라도 그 누구에게도 지지받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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