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코로나19 확진자의 혈액이 병원으로 출고돼 수혈로 이어졌지만 보건당국은 이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대한적십자사 ‘헌혈자 중 코로나19 확진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이 주장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이후 8월 말까지 전체 헌혈자 중 42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혈액을 통해 만들어진 혈액성분제제의 총 생산량은 99건이었고, 이 중 45건이 병원에 출고돼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사용됐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대한적십자사가 참여한 ‘혈액안전정례회의’는 코로나19 확진자 혈액의 폐기를 결정했다. 신종 감염병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고자 확진자 혈액을 부적격혈액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키로 한 것이다.
현재 혈액관리법 제8조 제2항은 ‘부적격 혈액을 발견했을 때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를 폐기처분’토록 명시하고 있다. 또 제5항은 부적격 혈액이 수혈됐을 경우 수혈받은 사람에게 통보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진행된 ‘제2차 혈액관리위원회 회의’에서는 ‘혈액안전정례회의’와 상반된 결정을 내렸다.
혈액관리위원회는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가 혈액을 매개로 감염된 사례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수혈자에 대한 역추적조사 등 별도의 행정조치 신설이 불필요하다고 결정했다.
출고되지 않은 코로나19 확진자 혈액은 폐기처분 된 반면 확진여부 확인 이전에 출고된 혈액의 수혈자들은 사실통보를 포함한 사후조치를 전혀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보건당국의 모순적인 태도는 더 있다. 지난 2월 ‘혈액안전정례회의’는 코로나19 완치자가 ‘완치판정을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는 헌혈을 할 수 없도록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해당 방침은 지켜지지 못하고 완치자가 3개월 도래 전 헌혈을 한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헌혈자 혈액은 성분제제로 일부 출고돼 사용됐다.
김성주 의원은 “관계당국이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을 걱정하면서도 수혈자에 대한 행정조치는 마련하지 않고 있다”면서 “완치 후 3개월 이내 헌혈 불가 규정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총체적 난국”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향후 어떤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지 모른다”면서 “이를 대비해 감염병 사태 시 혈액관리체계 개선과 수혈자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