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포기 말기간경화환자 살린 서울아산
이승규 교수팀, 아들 간 이식해 69세 남성 새 생명 얻어
2016.02.17 12:45 댓글쓰기

 

유럽과 러시아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많이 찾는 의료강국 이스라엘이 수술을 포기한 말기 간경화 환자가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간이식을 받아 화제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은 올 1월 이스라엘 의료진의 추천을 받고 병원을 찾은 말기 간경화 환자 하자즈 샬롬(69)씨에게 아들 하자즈 리오(39)의 간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17일 밝혔다.

 

하자즈 샬롬씨는 B형간염으로 인한 말기 간경화로 2010년부터 이스라엘 텔아비브 수라스키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고령인 탓에 신체기능이 크게 떨어져 배에는 복수가 차오르고 가벼운 뇌병증도 나타나는 등 상태가 악화되면서 시급히 간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수라스키병원은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으로 암치료와 장기이식 등에 특화돼 있으며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세계 곳곳의 환자를 유치하는 글로벌 병원 10곳 중 하나로 선정했을 정도로 명성이 높다.

 

그럼에도 극도로 상태가 악화된 샬롬씨 치료를 위한 고난도 이식수술은 불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같은 병원 의료진은 생체간이식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지닌 의료기관을 물색하던 중 지난해 5월 서울아산병원에서 2주간 연수를 받으며 수술과정을 직접 보고 돌아간 교수로부터 서울아산병원을 제안받았다.

 

이후 수라스키병원 장기이식 총괄교수는 지난해 8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고 샬롬 씨의 생체간이식수술을 집도해줄 것을 부탁했다. 아들 리오 씨도 이식 수술을 할 수 있다면 아버지를 위해 간을 기증하겠다고 선뜻 나섰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수라스키병원 의료진과 수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환자와 기증자의 CT사진과 검사기록 등을 면밀히 검토했고 결국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한국을 찾은 샬롬 씨는 지난 1월26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고 빠르게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샬롬 씨와 아들 리오 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생체간이식 수술을 집도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을 위해 직접 작성한 감사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샬롬 씨는 "수라스키병원 의료진이 서울아산병원이 이식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병원이라고 추천했다. 수술 요청에 선뜻 응해준 간이식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동환 간이식·간담도외과 부교수도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의 강점은 풍부한 고난도 간이식 수술 경험과 집중적인 중환자 관리시스템, 유기적인 팀워크에 있다"며 "국적을 초월해 간이식이 필요한 모든 환자에게 최선의 수술을 제공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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